세계를 정복했던 몽골의 징기스칸 (1162~1227)은 어깨 위에 앉아 있는 매를 언제나 친구로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바위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려고 하는데 매가 종재기를 엎지릅니다. 목이 말라서 다시 물을 마시려는데 또 매가 엎질러 버렸습니다. 일국의 칸(Khan, 지배자)이며, 부하들도 모두 지켜보고 있는데 물을 먹으려 할 때마다 매가 계속해서엎질러버리니 매우 화가 났습니다.
'한 번만 더 그러면 죽여 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또다시 엎지르자 결국 칼로 매를베어 죽였습니다. 그리고 일어나 물을 마시려고 바위 위로 올라가 보니 맹독사가 죽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결국 그 물을먹었더라면 본인이 즉사할 수도 있었을 것인데 매는 그것을 알고 물을 엎질러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매의 죽음을크게 슬퍼하고 돌아와 금으로 만든 매의 동상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한 쪽 날개에는 '분노하여 판단을 하면 반드시 패하리라.' 또 다른 날개에는 '좀 잘못해도 벗은 벗이다.'라고 새겨 넣었다고 합니다.
지금 현대 사회는 분노사회입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최고의 수단이 분노라고 생각합니다. 분노하면 갑자기 사람들이 주목합니다. 함부로 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뭔가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이 옵니다. 화낸 이후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마치 나의능력에서 나온 것처럼 착각되며 스스로 스타가 된 것 같은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분노는 남을 더럽히기 전에 나를 더럽히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경우이건 분노는 자신을 죽이고 주변을 죽이게 되는 것입니다.
1688년 영국에서는 '명예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제임스 2세를 퇴위시키고 잉글랜드의 윌리엄 3세로 즉위하게 하는데, '피한 방울 흘리지 않고 명예롭게 이루어졌다.'고 해서 명예혁명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뒤 영국에서는 하나님이 영적인은혜를 부어주셔서 요한 웨슬레를 비롯한 사람들에 의한 하나님의 부흥을 경험하게 됩니다.
거기에 비해 프랑스에서는1789년부터 절대왕정을 무너뜨리고 시민들이 분노에 의해 '피의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파리의 혁명 광장에 단두대를 세우고 루이 16세를 비롯한 30만 명이 넘는 수많은 사람들이 처형되었습니다. 그 이후 프랑스에서는 약 200년 이상 쿠데타와전쟁이 그치지 않으며 분노의 열매를 먹어야 했습니다. 분노로는 절대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옛날 한국의 학교에서는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 이런 분노의 표어를 외치고 쳐다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런분노가 한국 교회 안에도 들어와서 그런지 한국 교회는 조금만 신앙노선이 다른 사람을 보면 마녀 사냥하듯이 정죄하고 분노합니다. 그리스도인들끼리의 내부총질이 끊어지지 않고 서로서로 연합이 잘 안 됩니다.
분노는 성령 받고 은혜 받은 것을 쉽게 쏟아버리게 합니다. 모세는 사역 말년에 물이 없다고 원망하는 백성들을 향해 분노했습니다. 헐리우드 액션과 같이 지팡이로 바위를 두 번이나 내리치면서 "내가 너희를 위하여 물을 내랴"고 소리쳤습니다. 세상 말로 하면 멋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물이 터져 나오니까 백성들은 "역시 모세는 능력의 종이야" "위대한 영웅이야." 이런식의 반응이었습니다. 다 잘 된 것 같기도 한데, 하나님은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두고도 못 들어간다고 말씀하십니다. 40년 이상 그렇게 수고해 온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분노로 구원은 잃지 않겠지만 구원의 기쁨은 없어집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