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주관하고 남가주 목사회, 총신대학교 남가주 총동문회, 미주 복음방송, 남가주 여성목사회, 비즈포스트 그룹, 이음카페가 후원한 채동선 전도사 초청 설교 세미나가 지난 24일, 엘에이 로텍스호텔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마가교회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교회)를 담임하는 채동선 전도사는 '하나님과 말씀 앞에서 철저하게 무너지고 깨달아야 할 인간의 죄적 실존'과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강조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진솔하고 진실된 목회를 해야함을 전해 참석자들의 마음에 감동을 전했다.
당초 100명 참석을 예상하고 준비한 세미나는 예상 인원을 넘어 14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오늘날 교회 강단에서 전해져야 할 바른 설교에 대한 목마름과 고민을 해소하듯 곳곳에서 '아멘'이 터져나오며 시종일관 강의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채동선 전도사는 자신이 전하는 설교의 핵심을 소개하기 위해 먼저 본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채동선 전도사를 목회자로 이끈 것은 예장 합동 기독신문 사장으로 한국 기독 언론의 초석을 세운 조부 채기은 목사다. 어릴 적부터 기독교 신앙과 삶을 철저하게 교육받았고 중학교 시절에는 한학을 공부했으며 고등학교 때는 노자와 장자에 심취했다. 대학 때는 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 실패와 우울증, 술과 마약에 빠지면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하고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인생의 나락에서 철저한 무너짐과 실패를 경험하고 인간 존재 실존의 어두움과 공허함에서 방황하던 그에게 빛을 비춘 것은 기도원에서의 5년이다. 거기서 그는 겸손하게 자신을 발견했다. 자기 자신도 알지 못했던 교만과 위선, 탐욕과 이기심이 자신 안에 가득 차 있음을 보게 됐다.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에 하나님의 빛을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저는 더욱 어두움임을 발견했습니다. 내 인생의 실존이 혼돈이자 흑암이었고, 사망의 존재임을 보게 됐습니다. 에덴 동산의 아담은 3인칭의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고, 예수를 배신한 베드로, 부하의 아내를 간음한 다윗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실존이었습니다. 그 흑암 가운데 그분이 보였습니다."
채 전도사는 흑암, 어둠, 공허, 사망과 같은 단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어둠 가운데 빛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정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생명과 충만함으로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자존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나도 싫은 나의 모습 가운데 온전해지고 싶지만 우리 힘으로는 우리를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빛이 없습니다. 충만함이나 착함도 없습니다. 나의 없음을 보게 됩니다. 그것이 가난입니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하나님의 영에 대한 가난, 그것을 깨닫고 마주할 때, 나에게 찾아오신 구원의 빛을 보게 됩니다."
채 전도사는 "흑암이 흑암 스스로 헤어나올 수 없듯이, 설교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야 한다던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신앙적 열심을 호소하지 않는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사망과도 같은 우리 자신의 실존적 가난을 바로 깨닫게 하고, 나에게 찾아오신 주님,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을 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람들은 죄 없는 자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죄 없는 자로 사는 것 보다 용서 받은 자로 살아야 한다"며 "죄 없는 자가 되거나 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나의 기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용서함 받은 자로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했는지가 우리 삶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동선 전도사의 설교 세미나는 설교의 가치가 폄하되는 오늘날, 교회 위기 극복은 교회 형태나 패러다임의 전환과 같은 방법론적인 변화가 아닌,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 공동체 모두가 말씀 앞에 바로서 죄적인 자아를 발견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깨닫는 것임을 바로 알게 했다.
한편 채동선 전도사는 UCLA에서 물리학을 방갈 대학교(Bangal University)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18년 전인 2001년 LA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교회를 개척해 출석교인 500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시켰으며, 복음의 본질과 핵심, 우리 영혼의 상황에 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한 설교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마가교회는 건물을 구입하지 않고 렌트해서 사용하며, 노숙자를 위한 쉼터와 미자립교회, 장애인, 합창단 등 여러 단체에 공간을 무료로 개방하고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커뮤니티와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새로운 교회상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