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등 6곳 연쇄폭발, 최소 160명 사망 보도 나와
예배 중 교회와 성당도 폭발, 외국인 사망자 많아
중재 역할 가톨릭 겨냥에… 종교갈등 테러로 의심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부활절, 스리랑카 곳곳의 교회와 성당, 호텔 등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루완 구나세케라 스리랑카 경찰청 대변인은 “폭발이 일어난 교회에서는 부활절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성당과 교회 중 두 곳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과 외신에 따르면, 부활절인 21일 오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있는 가톨릭 성당 한 곳과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호텔 3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이 일어난 호텔은 총리 관저 인근 시나몬 그랜드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킹스베리 호텔이며, 모두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5성급이어서 외국인 사상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콜롬보 북쪽 네곰보 가톨릭 성당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 교회 한 곳에서도 비슷한 시각 폭발이 발생했다. 해당 지역 성당은 SNS에 “우리 교회에 폭탄 공격이 이뤄졌다”며 “가족이 여기 있다면 와서 도와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현지 경찰은 “네곰보 가톨릭 성당에서만 60명 이상이 숨졌다”고 말했다.
바티칼로아 기독교 교회에서도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아직 사망자 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 한 언론은 최소 160명이 숨졌다는 뉴스를 내보내고 있으나, 다른 매체는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수가 138명이라고 했고, 스리랑카 국영 데일리뉴스는 최소 129명이 숨지고 500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망자가 207명이라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한 국립병원 관계자는 “해당 병원에만 47명의 사망자가 실려 왔고, 이 중 9명이 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외국인 사망자가 35명이라고 발표했다.
콜롬보 시내 종합병원 등 현지 의료기관은 수백명의 환자로 가득하며, 치료 중 숨지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아직 폭발 원인과 사용된 물질 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배후를 자처한 단체도 아직은 없다. 사건 직후 스리랑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며 “당황하지 말고 진정을 되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SNS를 통해 “우리 국민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적었다. 스리랑카는 주민 대다수(70.2%)가 불교를 믿으며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각 12.6%와 9.7%다. 이곳에서는 26년간 내전이 지속돼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의 가톨릭 신자는 인구의 6% 정도이지만,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섞여 있어 민족 갈등 중재 역할을 해 왔다. 이에 종교적 이유로 발생한 테러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