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대통령 지우면 나라 정체성도 없어져"
"그의 신앙, 기독교 국가 건설론으로 드러나"
"功은 계승하고 過는 타산지석으로 삼자"
"30여 권의 전집, 올바른 평가 계기 됐으면"
「우남 이승만 전집」의 발간이 추진되고 있다. 총 30여 권 중 「독립정신」 역주본과 영인본, 「한국교회 핍박」 역주본이 최근 나왔다. 우남이승만전집발간위원회는 이를 기념해 지난 4일 연세대학교 알렌관에서 발간 기념예배를 드렸다. 많은 학자와 목회자 등이 참석해 그 첫 열매를 기뻐했다.
이 자리에서 전집 발간을 이끌고 있는 김명섭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이승만연구원장)는 "학교 도서관에 가보면 김일성과 박헌영의 전집이 있다. 그러나 자유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전집은 이제야 나오게 됐다"고 했다.
이에 우남이승만전집발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규학 목사(인천제일교회)를 최근 만나 전집 발간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생각 등을 들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생전 감리교인이었고 정동제일교회 장로였다.
-「우남 이승만 전집」 발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초대 대통령을 지워버리면 대한민국의 정체성도 없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그에게 과(過)가 있다. 그러나 공(功)도 공정히 평가해야 한다. 나는 어렸을 때 이승만을 몸으로 경험했다. 이제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책을 찾아보아도 마땅한 게 없었다. 박물관 하나 변변치 않았다. 대한민국 건국에 공헌한 대통령인데, 아무런 학술적 규명이 없었다. 안타까웠다.
그래서 국내외에 흩어진 그 분의 글과 자료를 모아 하나로 엮어 전집을 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약 2년 6개월 전부터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정치인이 아닌 '기독교인' 이승만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개 정치인들은 기독교를 하나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승만 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기독교 신앙은 정치라는 하나의 실천으로 나타났다. 그것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바로 기독교 국가 건설론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나님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말하자면 그는 정치를 신앙 실천의 장으로 생각했다. 이는 그가 한성감옥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함 끝에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 초월적 체험이 그로 하여금 정치와 신앙을 하나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감옥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저를 구원해주시고 이 나라 또한 구원해주세요.' 그에게 구원은 개인과 사회로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흔히 보수는 개인구원을, 진보는 사회구원을 말한다고 하는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이런 신앙은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그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에게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있지만, 그것 때문에 그의 공헌까지 지우지 말자는 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장례에 당시 1백만 인파가 몰렸다. 그들이 국립묘지까지 무려 6시간을 걸었다고 한다. 왜 그랬겠나?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세를, 400년 동안의 애굽 노예 생활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킨 지도자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런 모세도 살인을 저질렀던 자였다. 하나님은 인간의 과오를 공정하게 평가하시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를 선한 목적으로 이끄신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도 분명히 이야기 하자. 그래서 공은 계승하고 과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타산지석으로 삼자."
-한국교회도 그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도울 김용옥 교수의 발언을 보라. 지식인이라고 하는 이조차 그런 잘못된 이해를 갖고 있다. 교회도 자꾸만 세속화 되어 간다. 그러면서 신앙도 역사성도 잃고 있다."
-「우남 이승만 전집」의 향후 발간 계획은 어떤가?
"앞으로 한 5~6년 안에는 전권을 다 발간했으면 한다. 30권 이상 예상하고 있다. 아무쪼록 이 사업에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주면 좋겠다. 또한 젊은 학자들도 많이 동참해주었으면 한다."
-끝으로 한국교회에 남길 말이 있다면?
"「우남 이승만 전집」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바로 내릴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이 과업을 잘 수행해 낸다면 한국교회도, 우리 사회도 바로 서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