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를 대하는 두 가지 독자들이 존재한다. 경멸자와 중독자들이다. 자기계발서 경멸자들은 이런 책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뒤늦은 자기 합리화일 뿐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중독자들은 타인의 성공에 동화되어 짧은 시간이나마 현실의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어한다.
날카로운 비판자가 되어 바닥을 길 것인가 아니면 잡히지 않는 꿈에 도취되어 몽롱한 인생을 살 것인가? 뻔하디 뻔한 자기 계발서 중에 또 하나일지 모르는 책 “타이탄의 도구들”은 이 두 독자들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다.
팀 페리스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기업가 정신’을 강의하는 성공적인 작가이자 투자자로 이 세대 가장 혁신적인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3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의 수백만 청취자와 함께 뽑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200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을 집중 추적해서 그들이 직접 공개한 성공 비결들을 담은 “타이탄의 도구들 : 1만 시간의 법칙을 깬 거인들의 61가지 전략”을 출판했다.
그는 ‘폭발적인 아이디어, 창조적인 습관과 디테일한 전략, 강력한 실행력을 갖추어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거인이라는 뜻의 ‘타이탄(titan)’이라 부른다.
자기 계발서 경멸자들은 타이탄의 도구들 첫 장을 보자 마자 1초만에 포물선 그리며 쓰레기통으로 내려 꽂히는 책을 보며 자신의 운동 신경에 감탄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의 첫 단계가 잠자리 정돈하기, 명상하기, 5~10회 반복운동, 차 마시기, 일기쓰기 따위이기 때문이다.
하나마나 한 얘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페리스는 미국 해군 제독 멕레이븐의 말을 인용한다.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한다는 건 그 날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했다는 뜻입니다. 작지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일을 해내야겠다는 용기로 발전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할 무렵이 되면 아침에 끝마친 간단한 일 하나가 수많은 과업 완료로 바뀌게 됩니다.” 저자는 예측 불가능한 인생에서 내 힘으로 제어할 수 있는 일이 적어도 한 가지는 있다는 사실이 삶에 생각보다 큰 위안과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경멸자들은 이런 성공시험의 정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인생은 필기시험이 아니라 실기시험이라는 데 있다. 마음속 비판의 책장에 새로운 전리품을 걸어 놓을 뿐, 다 아는 말이라고 폄하하고 행동하기를 멈추는 것은 세상에 넘쳐나는 또 한 명의 똑똑한 패배자가 될 뿐이다.
자기 계발서 중독자의 특징은 두려움이다. 그들은 성공을 갈망하지만 현실은 패배를 연습하고 있다. 우리가 모두 부러워하는 타이탄들은 신이 아니다. 그들 역시 걸어 다니는 결점투성이들이다. 단지 그들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한두 개의 장점들을 극대화했을 뿐이다.
그 극대화의 방법으로 이 책에서는 ‘시각화(視覺化)’를 강조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든 일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두려움과 분노 불안은 머리 속에 있으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미로가 된다. 그러나 머리속에 든 것을 종이에 적어보거나 일기로 기록하면 현재 처한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고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성공 필기시험 합격에 도취된 만년 1차 합격자와 패배 숙련자 모두를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처음 시작이 그랬던 것처럼 뻔한 말로 마무리한다. 뻔한데 다 알고 있는데 잠 못 이루도록 가슴 설레는 말, 성공이란 말보다 더 듣고 싶은 마음의 소리 “도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