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스의 구원 문제
고레스의 구원 문제에 대해 성경은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믿음의 선진들에 대해 기록한 히브리 11장에도 이방 여인 기생 라합은 나와도 고레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사야 선지자는 고레스(Cyrus)에 대해 "내 목자"(사 44:28),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사 45:1)라 하여 그가 특별한 존재임을 계시합니다.
고레스가 등극한 것은 주전 559년경이요 벨사살이 살해되고 고레스가 바벨론의 실질적 통치자가 된 것은 주전 539년(고레스 원년, 스 1:1-4절 참조)인데 반해 이사야 선지자가 사역한 기간은 주전 739-681년 사이였으므로 이사야 선지자는 고레스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정확하게 고레스라는 인물을 예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고레스 예언은 성경이 계시의 책임을 증거하고 고레스가 하나님의 일을 성취한 사람임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고레스는 누구인가
"태양', "보좌"라는 의미를 가진 고레스는 정확하게는 고레스 2세를 말합니다. 고레스 1세(주전 668)는 그의 할아버지이고 고레스의 부왕은 동부 엘람의 한 지역인 안샨(Anshan)을 통치하던 캄비세스 1세(주전 600-559)였습니다. 아버지 캄비세스를 이어 왕위에 오른 고레스는 야벳족 메대와 셈족 계열(엘람)의 폐르시아를 결합하여 영토를 넓힌 정복왕으로서 오늘날 이란의 모태인 페르시아 제국을 통일 민족으로 세운 실질적인 황제라 할 수 있습니다.
고레스의 바벨론 정복
고레스가 바벨론의 성문을 열 것이라는 것은 이미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사 43:14)하고 있고 신바벨론 제국의 실질적 통치자였던 벨사살이 살해된 장면은 당시 신바벨론 제국의 셋째 치리자였던 유대인 다니엘이 다니엘서 5장에 잘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다니엘은 벨사살이 예루살렘 성전 기명으로 술을 따라 마시고 금, 은, 동, 철, 나무, 돌로 만든 우상신을 찬양하다가 하나님의 진노로 생명의 연한이 급작스럽게 끝나게 되었음을 전해줍니다(다니엘 5장 참조). 다니엘 선지자는 벨사살이 큰 잔치를 베풀고 귀빈 1천명을 초청하여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하나님의 성전에서 가져온 금, 은 그릇들로 귀빈과 아내와 첩들과 더불어 술을 마시고 우상 신들을 찬양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예루살렘 성전의 기물들은 하나님께 바쳐진 것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다가 벨사살 왕은 그날 밤 바로 그만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바사의 군사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창조주 하나님에 무지한 사람들이 하나님과 하나님께 속한 것들에 대해 얼마나 경솔한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지요.
오늘날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렸던 평양은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학교였던 평양의 숭실 건물은 김일성종합대학의 터가 되어 있고 장대현교회는 평양학생소년궁전으로, 산정현교회는 평양지하철 승리역과 평양제일 백화점, 그리고 창동교회는 평양의 공산혁명박물관이 되어 있지요.
그러니 김일성 시신이 혹시 과거 교회의 강대상 터나 찬양대 자리 위에 푸르둥둥 포르말린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그곳을 한국의 목사와 성도들이 멋모르고 밟고 있습니다. 금칠한 동상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이것이 기독교인 부모를 가졌던 김일성이 세웠다는 "동방의 바벨론 제국" 북한의 실상입니다. 하나님을 함부로 여긴다는 점에서 벨사살의 바벨론과 유사한 것이지요.
다니엘서는 벨사살을 이어 메대 사람 다리오가 62세 때 바벨론 지역의 (마지막) 통치자가 되었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페르시아 대 제국의 황제가 된 고레스가 바벨론 지역을 페르시아와 연합한 메대 사람 다리오에게 맡겼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고레스에 대한 선지자의 놀라운 예언
성경은 고레스가 태어나기 전 예레미야(대하 36:22)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고레스에 대해 예언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고레스에 대한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은 이사야 41장 2절, 25절로부터 시작하여 고레스의 실명이 등장하는 44장 28절과 45장 1절에서 절정에 이르고 46장(11절), 48장(15절)에서 끝이 납니다.
여기서 이사야 선지자가 고레스(Cyrus)에 대해 "내 목자라 그가 나의 모든 기쁨을 성취하리라 하며"(사 44:28) 그로 인해 성전 중건의 기초가 세워질 것까지 예언하고,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사 45:1)라 하여 그가 특별한 존재임을 계시하므로 사람들에게 고레스의 구원 문제를 궁금케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심지어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을 통해 고레스의 오른손을 잡고 열국을 항복 시킬 것이라고 계시하고 있습니다. "목자"라는 말이 하나님 자신(사 40:11)이나 그리스도(겔 34:23; 요 10:1-14)를 연상하기에 고레스에 대해 "내 목자"라고 한 말이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목자"는 왕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바벨론 왕 함무라비도 자신을 선을 베푸는 목자라 했습니다.
"기름부음"도 구원의 문제가 아닌 일반적인 왕에 대한 은유입니다. 성경 개역개정판은 "나의 기름부음"도 "그의 기름부음"(사 45:1)으로 수정하여 혹시라도 구원과 관련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뉘앙스를 제거하였습니다.
성경에는 성전 재건 뿐 아니라 예루살렘 성읍 재건도 예언(사 45:13)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고레스 뿐 아니라 바벨론에서 현달한 다니엘과 페르시아 아하수에로(크세르크세스 1세, 주전 485-465)의 왕비가 된 에스더 등을 통해 주전 445년 아닥사스다 1세가 이스라엘의 학사 겸 제사장인 에스라에게 내린 예루살렘 성전에 관한 조서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구약 성경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시와 섭리의 말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대인들에 대한 고레스의 관심과 신앙
성경의 예언대로 고레스가 유대인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어쩌면 고레스는 150여 년 전 쓰여 진 성경 이사야서에 자신의 실명이 기록된 것을 보고 큰 심리적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고레스가 이스라엘에 호의를 가진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고레스는 분명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참 신(스 1:2)이라 하였고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으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시려고 페르시아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저가 온 나라에 공포도하고 조서도 내렸다고 기록하기 때문이지요(스 1:1). 고레스가 하나님의 섭리의 도구였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가 구원 받았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습니다.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지라도 네게 칭호를 주었노라"(사 45:4),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 지라도 나는 네 띠를 동일 것"(사 45:5)이라 하신 말씀은 고레스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고레스가 정복한 바벨론의 유산을 보존케 하고 마르둑(Marduk)을 비롯한 바벨론 우상 신들에 예배를 허용한 것도 그의 신앙관의 편린을 일부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 주권 속에 있는 인간의 구원 문제
구원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 속에 있는 신비한 영역입니다. 고레스의 경우에 대해서도 성경이 말하지 않기에 우리는 명확하게 그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토기가 자기를 만든 토기장이에게 자신의 처지에 대해 항변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지극히 작고 어리석은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친히 인도해내셨다는 것입니다. 이방 여인 룻도 라합도 은혜로 구원하셨습니다.
우리들도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정말 신비롭고 놀라운 은혜입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친히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습니다(롬 5:8).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