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교회가 창립 28주년을 맞는 특별한 주일입니다. 28년이란 세월이 길다면 길고, 또 창립 100주년이 넘는 교회에 비하면 일천하기만 한 세월이지만,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은 우리 교회가 걸어왔던 길이 그리 녹녹하지 않았던 까닭일 것입니다.
저는 2002년 7월 영어권 담당 목사로 우리 교회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교회가 깨지는 엄청난 시련을 마~악 통과했던 우리 교회는 참 절박했습니다. 교회를 떠나간 많은 성도들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서로가 무진 애를 썼습니다. 지금은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김규남 집사님이 사람들을 이끌고 전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28년을 돌아보면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를 세우고 지키기 위해 수고했던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이 교회를 세우기 위해 자신의 반 평생을 드리신 장로님들이 계시고,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오히려 사람들을 격려하며 교회를 지켜내신 권사님들도 계십니다. 6년 전, 자신의 암과 투병하시던 중에 제게 교회를 잘 지켜달라고 부탁하셨던 고 이윤희 권사님의 말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교회를 생각할 때, 정말 고마운 얼굴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교회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로 세워갈 수 있을까...?" 28주년을 맞이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 말씀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네가 나를 위하여 내가 살 집을 건축하겠느냐...?" 백향목 궁에 살던 다윗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하나님께 성전 지어 드리기를 소원했을 때,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를 통해 하신 말씀입니다. "네가 나를 위하여 내가 살 집을 건축하겠느냐?"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다윗의 집을 짓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 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을 해 드릴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면 우리가 어찌 하나님을 알 수가 있으며, 하나님의 은혜 없이 우리가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고 지키는 일에 자신을 드리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고 지켜왔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고 지키게 하셨던 것이며, 그런 은혜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죄 된 우리들을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워 오셨던 것입니다.
마 16장 보시면 예수를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으신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그렇습니다. 교회는 사람들의 지혜와 열심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은혜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교회를 세우시는 예수님 앞에 이렇게 고백하는 일뿐입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창립 28주년을 맞이 하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스런 교회를 세워가는 신실한 일꾼들로 세워질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