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라는 책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작가가 있습니다. 27살에 하버드대 최연소 철학과 교수가 된, 마이클 샌덜이라는 작가입니다.
그는 연이어, “왜 도덕인가? Public Philosophy: Essays on Morality in Politics”라는 책과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 What money can’t buy”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3권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사실, 샌덜의 3권의 책들 모두 도덕과 윤리라는 고리타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덜의 책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자극한 이유는 그의 도덕과 윤리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도덕과 윤리에 대한 그의 특별한 이해가 무의식중에 도덕과 윤리에 대해 목말라 하던 현대인들을 자극한 것입니다. 특히,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이란 책에서 샌덜은 과거에는 당연시 여겨지던 사회적 도덕과 규범들이 사랑까지 사고 팔 수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갈수록 변질되고 사라져 가는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한 가지 예로, 샌덜은 “linestander”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라인스탠더”는 말 그대로 돈을 받고 대신 줄을 서서 티켓을 구매해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엄연히 대가를 지불하고 권리를 사는 합법적인 사업입니다.
바쁜 시대에 표를 구할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편리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어 좋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어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나, 새치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요? 뉴욕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뉴욕 센트럴파크 공연장에서 셰익스피어 공연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한 의도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지만, 셰익스피어 공연을 너무나도 사모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라이스탠더들을 고용해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세트럴파크의 의도대로 되지 않고 대부분의 티켓이 돈으로 편리를 사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결국, 입장권이 무료였던 공연이 라인스탠딩 비용이 추가 되어서 125불짜리 티켓으로 둔갑하고 만 것입니다. 물론, 관객이 달라졌을 뿐, 공연장에는 관객들로 꽉 차 있었고, 공연은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런데, 씁쓸한 것은 센트럴 파크에서 원래 계획했던 공연 의도는 철저히 무산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연극을 사랑하지만,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아니라, 125불 정도는 한 끼 식사 값에 불과한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이 세상은 갈수록 사랑도 우정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 물질만능주의로적 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덩달아 도덕과 규범도 희미해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에는 하나님 말씀이라는 영적 윤리와 도덕이 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하나님의 가치입니다. 세상이 변해도 믿는 우리만큼은 성경적 윤리와 도덕을 끝까지 사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