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위한 양화진문화원(원장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의 하반기 무료 목요강좌 '청년, 읻따'의 두번째 강좌가 25일 한국기독교선교기념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이영표 축구해설위원이 강사로나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신앙을 간증했다.

먼저 이 위원은 "사실 전 국가대표가 꿈이었다. 유명해지고 싶었고 많은 돈과 인기를 갖고 싶었다. 그러면 행복한 삶을 살 거라 생각했다. 원하는 목표에 도달해 사람들의 박수와 인정, 부러움을 받으면 행복할 거라 생각했고, 그 생각들이 힘든 시절 힘이 됐다"며 "마침내 국가대표가 됐다. 어떻게 보면 전 축구선수로서 원하는 꿈을 이룬 사람"이라며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러나 이영표 위원은 막상 꿈을 이뤘을 때 '당황했다'고 한다. 잠깐의 만족감 뒤에는 엄청나게 깊은 허무가 찾아왔다고. 그가 갖고 있던 '꿈을 이루면 행복할 것'이란 생각은 철저히 깨졌다. 그때부터 그는 '삶은 무엇인 지', '어디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 '어떻게 살지', '무엇 때문에 살지' 등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음에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은 내 이름과 직업을 묻는 게 아니라 존재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런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못하겠더라. 또 '왜 사는가' 했을 때 굳이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큰 충격이었다"고 했다.

이영표
▲이영표 스포츠해설위원. ⓒ이대웅 기자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이렇게 말한 이영표 위원은 "보통 '오늘 하루를 살았다'라고 하지만 모든 인간에겐 태어난 순간과 죽는 순간이 있다. 하루를 산 건 하루만큼 죽은 거다. 죽음은 인간에게 절망"이라며 "결국 성공하든 돈을 벌든 그 끝은 죽음이고 절망이다. 그럼 의미가 없다. 그런 생각이 돌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이 위원은 '유언'에 관한 책의 한 구절을 읽게 됐다고 한다. 죽어가는 순간, 유언할 때 가장 하고 싶은 소중한 말을 남기는데 그때 '돈을 더 벌어야 했는데', '투자해야 했는데' 이런 말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죽어가며 하는 말은 '내가 왜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했을까', '용서하지 못했을까' 이런 말이라고 한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더불어 사는 것, 그것이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위원은 결국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성공과 더 많은 것, 높은 것, 좋은 평판을 바랐던 저였다. 축구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됐을 때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절망했다. 제 마음을 살피니 세상의 것이 제 안에 가득 차 있었다. 거기서 행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공평하신 것은, 우리의 행복과 기쁨은 세상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면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할 수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진정 성공한 삶을 살도록 허락하셨다. 단지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고 믿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이것이 오늘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라고 말했다.

또 '노력의 열매'라는 책의 제목처럼 '노력'에 대한 강조도 있지 않았다. 이 위원은 "열심히 해야 한다. 하나님은 성실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끝이 영원한 것과 연결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본래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준비됐으나 '삶의 본질, 노력의 열매'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이 위원은 "4주 전 제가 톨스토이 책을 읽고 있어서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을 드렸다. 목사님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2주 전 다시 목사님이 연락을 주셨고, 제목이 다시 정해졌다"고 제목이 '삶의 본질, 노력의 열매'로 변경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진 2부 순서에서는 KBS 이선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이영표 위원과 패널 정한조 목사의 대담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