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제103회 총회가 당초 계획된 일정보다 이틀 앞서 12일 모든 안건들을 처리하고 파회했다. 예정된 파회 시간을 연장하면서까지 회의를 진행했던 과거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교단 내에선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변화하라!'라는 주제로 10일 개회한 총회에서 첫날 신임 총회장이 된 이승희 목사는 교단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정기총회의 그릇된 '정치화'를 성토했다.
이 총회장의 이와 같은 뜻은, 무엇보다 총대들의 협조 속에서 회무 진행 가운데 그대로 나타났다. 총대들의 무분별한 발언을 제한하고 쟁점 안건들도 비교적 짧은 토론을 거친 뒤 의결했다.
예전보다 총대들의 견해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안건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빠른 회무 처리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었다. 이승희 총회장은 "총대들이 성숙한 인격을 보여줬다"고 했다.
내용적으로도 변화의 조짐들이 많이 나타났다. 우선 '난립'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각종 위원회를 임원회에 맡겨 정리하기로 했다. 실제 이번 총회 현장에서 활동이 종료된 위원회들도 있었다. 여러 명목으로 위원회 설치를 요청한 헌의안들도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이승희 총회장은 ""과감한 기구 정비와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상비부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너무 많은 위원회가 있다. 기형적 현상"이라며 "이로 인한 불필요한 재정의 출혈도 심각하다"고 했었다.
또 일부 인사들이 돌아가며 교단 내 요직을 차지해 소위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구습도 타파하기로 했다. 규칙 개정을 통해 한 상비부에 있있던 이로 하여금, 2년 내 다른 상비부원이 될 수 없게 한 것.
뿐만 아니라 총회운영이사회나 총회세계선교회(GMS)와 같은 기관의 장이었던 이도 해당 임기를 마친 후 3년 이내에는 부총회장 및 기관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과연 예장 합동 측이 이번 정기총회에서 보여준 여러 변화의 조짐을 발판으로 앞으로 성공적인 교단 개혁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