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제103회 총회 둘째날 오후 회무처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일명 세습방지법(목회대물림 방지법) 관련 102회기 헌법위원회 보고를 받을 것인지를 놓고 무기명 전자투표에 돌입했다.
헌법위원회 측은 "(목회대물림 방지법) 제28조 6항 1-2호는 지금도 유효하지만,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수정, 삭제, 추가, 보완 등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총대들은 이를 곧 명성교회 관련 총회재판의 유·무효를 판단하는 시금석으로 여기고, 열띤 찬반 토론을 진행했다.
전북노회 한 총대는 "지난 2년간 헌법위원을 맡았다. 헌법이 추구하는 근본 사명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법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 법은 정의 추구,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 목적을 무시하고 문자적으로 해석한다면 법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 해석은 합목적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서남노회 한 총대는 "모든 법은 교회가 거룩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공의를 지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단은 세습방지법을 결의했으나, 한 개인과 한 회기 헌법위원회의 헌법 해석으로 법 정신이 훼손되고 있다"며 "세습방지법을 제정하고 지키기 위해 몸부림쳐 온 거룩한 총회가 하나님 영광이 드러나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거룩한 총회로 존속되고 존경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천동노회 한 총대는 "헌법위원회가 총회의 헌법 해석에 대한 직무권한을 받아서 보고를 했다. 그 보고는 총회 석상에서 받고 안 받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듯,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보고를 받고 103회기 헌법위에 다시 해석을 요청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강남노회 한 총대는 "자유에는 예외적 제한 규정이 있다. 이는 특별, 제한, 예외 규정이기에 본법에 우선하는 것"이라며 "28조 6항은 특별한 경우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므로, 입법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노회 한 총대는 "28조 6항을 무력화시킨다면, 교회의 자유보다 더 중요한, 우리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는 더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 어지러운 시대를 향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정하자. 이 총회는 단순한 총회가 아니라 전도대회"라고 주장했다.
평양노회 한 총대는 '명성교회 청빙이 세습이 아닌 3가지 이유'에 대해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한다. 3호는 이미 삭제됐는데 명성교회는 어찌 28조 6항에 적용시킬 수 있느냐"며 "둘째로 김하나 목사는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가, 개별적 목회자인가. 청빙 당시 당회와 공동의회, 노회에서 다 허락했는데 총회에서 제재하면 되는가. 마지막으로 맘몬주의·교권주의로 가지 말고, 지금까지의 과정을 인정하라"고 했다.
평양남노회 한 총대는 "부산영락교회가 지금 백석 총회에 있다. 탈퇴할 수밖에 없었던 일련의 과정들이 가슴 아팠다. 지교회와 노회의 합의가 있었지만, 총회의 진영 논리에 의해 떠나갈 수밖에 없었다"며 "법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같이 아파해야지, 떠나라고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했다.
서울노회 한 총대는 "존경하는 김삼환 전 총회장님, 사랑하는 후배 김하나 목사님, 우리는 한 덩어리가 되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풀 것은 풀어야 한다"며 "쫓아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선하게 하나로 평화롭게 풀어갔으면 좋겠다. 총대원들이 총회의 헌법해석에 대해 가부간 방향 설정을 해 주셔야 한다"고 전했다.
토론이 계속되자 림형석 총회장은 "헌법위원회 해석이 포함된 보고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총회에서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투표인지 다시 의견이 분분해졌다. 투표를 한다 해도 제28조 6항에 대해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 이를 놓고 여러 총대들은 각자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한 총대가 "보고를 받으면 헌법위원회의 해석 결과에 따릉 총회재판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고, 보고를 받지 않으면 그 모든 일들을 받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최기학 직전 총회장이 "이번 투표의 의미는 받을지 말지에 대해서만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또 다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림 총회장은 "헌법위원회 해석 채택에 찬성하면 O표를, 반대하면 X를 표시해 달라"고 정리했다. 곧 헌법위원회 해석에 의한 명성교회 재판에 찬성하면 O표, 반대하면 X표라는 의미로, 총대들은 "허락이오"를 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