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차영배 박사의 천국환송(발인)예배가 4일 아침 빈소가 마련된 평촌 한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유족과 신학계 후배 및 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거행됐다.
고인이 생전 출석했던 과천약수교회 담임 설동주 목사의 집례로 시작된 예배에선 박봉규 목사(기독교학술원 사무총장)가 기도했고,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가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고후 3:18)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박사는 "죽음 앞에서 기뻐할 수 있음에 주님께 감사드린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며 "차 박사님께서 생전 제게, 예수님을 영접하신 뒤 자신에게 성령이 강하게 임재하는 체험을 하셨다고 간증하셨다. 이처럼 그 분은 성령의 신학자셨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보수적 교회 안에 은사중지론을 이어 은사지속론이 등장하게 되는 역사적 배경에 차 박사님이 계신다"며 "차 박사님의 영성신학의 본질은 성령과의 연합에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이다. 저 또한 이런 차 박사님의 체험적 영성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김 박사는 "차 박사님은 정통신학자셨지만 매우 포용적인 자세도 잃지 않으셨다"며 "이제 그 분은 수건을 벗은 얼굴로 주님과 대면하며 영원한 인식으로 들어가셨다. 이제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차 박사님의 뒤를 이어 남은 사역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천국환송사를 전한 김명혁 목사(전 한복협 회장)는 "차 박사님은 개혁주의 신학자이면서도 오순절주의 신학에 대한 포용적 입장을 가지셨다. 특히 성령론에 있어 그러했다"며 "차 박사님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의 단회적 성격을 인정하면서도 영속성을 강조하셨다. 오늘날도 성령의 은사들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그 자신이 성령을 강하게 체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차 박사님은 이렇게 양극으로 치닫는 한국교회에서 포용적 입장을 취하시며 한국교회를 올바로 지도하셨다.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이제 앞서 가신 신앙의 귀한 선배들과 함께 하늘집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천국환송예배는 고인의 생전 출석했던 과천약수교회 설동주 목사가 집례했다. ⓒ김진영 기자 |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도 천국환송사에서 "천국입성은 기쁘고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그래도 더 이상 이 땅에서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하기에 아쉽고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70년대 중반부터 총신대 조직신학 교수로 부임하셔서 90년대 중반 은퇴하실 때까지 온힘과 정성을 다해, 남달리 우렁찬 목소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주님을 영원히 섬기며 찬양하는 곳에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영엽 목사(반도중앙교회, 기독교학술원 명예이사장)와 강경림 교수(샬롬나비 학술위원장)가 천국환송사를 전했다. 이후 윤상문 목사(샬롬나비 상임이사)가 고인의 약력을 보고했고, 최홍석 교수(사위, 총신대 명예)가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이날 예배는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기독교학술원 이사장)의 축도로 모두 마쳤다.
한편, 故 차영배 박사는 한국해양대학교 조선학과에서 수학하고, 고려신학교와 계명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캄펜신학대학원에서 6년 간 수학한 뒤 신학박사학위(Th.Drs.)를 취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총신대 신대원에서 교수와 총장으로 19년간 봉직했고, 서울성경신학대학원 총장으로 4년간 섬겼다. 1982년에 김영한 박사와 기독교학술원을 설립, 원장으로 있다 1988년부터 대표로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