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소년이 12시간 동안 하수도에 갇혀 있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된 사건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절망의 순간,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했다"고 간증했다.
제시 헤르난데스(13)는 지난 1일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LA의 하수구 파이프에 빠져 생사를 알지 못한 상태로 12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피스 공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부활절을 보내던 그는 버려진 건물에 들어갔다가 하수구로 연결된 구멍에 빠졌다.
그는 NBC4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절망적인 순간에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일은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것 뿐이었다. 도와주시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기도했다. 두려웠다"고 말했다.
LA소방서의 에릭 스콧 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유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매우 낮다"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그를 발견했을 때 우린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마치 기적과 같은 일이다. 뚜껑이 열리고, 제시가 살아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헤르난데스가 들어간 건물은 하수처리장으로 사용되다가 해체된 후 버려진 건물이었다. 그는 나무로 된 널빤지 위로 뛰어올랐다가 널빤지가 부서지면서 하수구로 빠진 것이다. 그는 약 8m 아래의 하수구 속으로 떨어졌다.
헤르난데스는 "정말 조용했고 물이 흐르는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완전 어두웠다"고 말했다.
실종된 그를 찾기 위해 대규모 수색이 시작됐다. 시청 직원들은 검색이 집중된 약 2km의 파이프 안에 2대의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했다. 구조대원들의 수색을 도와준 것은 바로 이 카메라였다.
새벽 5시 30분 경, 환경미화원들이 134번 고속도로에 또 다른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맨홀을 들어올렸을 때, 헤르난데스를 발견했다. 그곳은 헤르난데스가 하수도에 빠진 곳에서 동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곳이었다.
스콧 소장은 NBC4와의 인터뷰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약 2km의 하수구 라인을 포함해 배관 부분을 다 살피면서 제시가 있을지도 모르는 지역을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헤르난데스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소독치료와 검사를 받고, 아무런 이상없이 퇴원했다.
사건 이후 LA시는 헤르난데스가 하수구 파이프에 떨어진 건물 주변에 새로운 울타리를 설치하고,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열려진 창문을 막아두었다. 또 헤르난데스가 빠진 구멍의 덮개도 새로 보수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