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사역의 원리>를 펴낸 백성훈 목사는 경험자답게 예배팀 사역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례에 대해서도 자세히 풀어놓았다.
-교회 내 소규모 찬양팀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인지요.
"양육을 위한 팀인지, 사역을 위한 팀인지 먼저 목적에 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교회 내 찬양팀은 대부분 양육, 음악적 실력보다는 신앙의 성장과 교회 정착이 목적입니다. 보통 교회 등록하면 성가대부터 시키려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운영되는 팀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음악 전공자나 전문 사역팀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함께 있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먹고 살기 바빠서 섬길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신앙 성장을 위해 팀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책에 양육이 목적인 팀들의 특징과 운영법 등을 담았습니다.
이런 갈등이 있다면, 서로간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교회는 양육팀으로 보는데 정작 찬양팀 자체는 전문 사역자들로 생각하고 악기나 장비 등의 지원을 요청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통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찬양팀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거나 인정을 못 받는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목적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이러한 부딪침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그 정체성에 맞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연습은 언제 몇 시간 동안 한다든지, 지각 또는 결석시, 각종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지 등을 문서로 내규화해서 잘 합의한다면 원활하게 해결할 근거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청년들 중심의 찬양팀에 빠지지 않는 문제가 '이성교제'인데요.
"찬양팀이 무너지는 결정적 이유 2가지는 성(性)과 재정 문제입니다. 보통 교회에서 재정 문제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대부분 이성 문제인데, 100%는 아니지만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성 문제도 예방을 위한 구체적 내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연습 끝나고 귀가할 때 이성 단 둘이 차를 타고 가지 말 것, 항상 3명 이상 타고 내려줄 때도 둘만 남지 않도록 할 것, 밤 10시 이후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말 것, 그럼에도 서로 마음이 생겨 교제를 원할 때 리더를 찾아가 상의할 것 등입니다.
단 둘이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는 것은 이성교제의 일부분입니다. 또 남(여)자친구가 이미 있는 사람이 이성과 단 둘이 교제하는 것도 사전에 많은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교육시키고 내규화시켜 놓고 중간 중간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웬만하면 사귀지 않는 게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지요.
"이런 내규가 있어도 분명 사귑니다.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몰래 사귀거나 이야기하고 건강하게 잘 사귀거나 입니다. 그런데 건강하게 사귀면 진짜 건강하게 사귑니다. 이러한 내규 없이 다른 대안이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아마 없을 것입니다.
사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건강하게 사귀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사귀지 않는다는데 밤 11-12시까지 차 마시고 새벽까지 SNS로 연락하면, 한 사람은 사귄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밤 11-12시까지 일대일로 대화하면 교제할 근거가 된다고 인정해 놓아야, 적어도 한 명이 그런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못 사귀게 하면 더욱 큰 문제가 생깁니다. 왜 사귀면 안 됩니까? 청년들이 결혼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오해가 생기거나 불건전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건강하게 사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못하게 하면 불건전하게 사귑니다. 단 기수별 팀이라면 1년 정도 이성교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양육팀에서의 리더는 어떠한 소양을 갖춰야 할까요.
"본인이 양육자가 돼야 합니다. 양육팀이니 팀원들이 양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본인부터 양육자로서 자질과 성품을 훈련받아야 합니다. 양육팀 리더가 음악성만 있고 어떤 영적 훈련을 받은 적도 받을 마음도 없다면, 그 팀은 양육팀이 아니라 친목팀에 불과할 것입니다. 양육팀이라면 리더 본인이 양육할 수 있어야 하고, 본인이 도저히 힘들다면 교역자의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예배팀을 섬기는 이들 중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음악을 잘 해서, 또는 악기를 다룰 줄 알아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들어간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할까요.
"이러한 예배팀도 양육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육'의 개념을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보통 양육이라면 성경공부를 생각하지만 그것에 국한돼 있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팀에 적응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이를 통해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 양육입니다.
마치 교회에 새신자가 오면 양육하여 직분자로 세워지는 과정과 같습니다. 양육팀 성격의 예배팀이라면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양육팀이라고 말하지만 친목팀처럼 되어 버리는 경우나, 너무 성경공부를 빡세게 해서 지치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예배팀 중 연주자들은 예배 가운데 다른 예배자들처럼 기도나 찬양에 집중할 수 없어 영성 면에서 지도가 필요할텐데요.
"팀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제가 아는 한 팀은 주일 외에 날을 정해 따로 모여 이 부분을 채운다고 합니다. 연주자라면, 주일에는 합당한 일을 해야 합니다. 건반을 쳐야 하면 치는 게 맞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예배를 별도로 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배자로서 말씀을 듣고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도록, 스스로 채워져서 주일에는 사역자로서 본분을 지킬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런 별도 예배에서조차 연주자들은 연주를 맡고 있을텐데요. 특히 건반 연주자들 말입니다.
"여러 예배팀이 있는 경우 돌아가면서 섬길 수 있고, 예배팀 외에 제3의 인물을 섭외해서 연주를 맡길 수도 있습니다. 건반이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타만으로도 예배드릴 수 있습니다. 악기 없이 목소리만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돌아보면 방법은 있습니다. 결국 리더들이 이런 부분들을 나누고 배워야 합니다. 늘 하던 방식으로만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배 때 연주만 해야 하는 연주자들은 연주 도중 어떠한 마음이나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양육팀도 장기적으로는 사역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악보를 잘 보고 틀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니 연주하면서 묵상을 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본인의 실력이 조금씩 성장하도록 단계별로 훈련하고, 본인의 신앙 성장을 위해서도 함께 훈련한다면 나중에는 건반을 연주하면서도 예배할 수 있습니다.
프로 연주자라면, 악기 하나 정도는 자유롭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틀리지 않는 일에 집중하는 걸 넘어서 자유자재로 연주해야겠지요. 음악적 실력도 조금씩 쌓아가고, 신앙도 점점 성숙해지면서 연주 안에서 자유하고 예배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계획이 없다면, 양육팀이든 사역팀이든 정체성이 분명히 정해졌더라도 변하지 않고 지치는 상황들이 다시 벌어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사역에 대한 비전이 있으셨던 건 아니시죠.
"예배사역을 처음 권유받았을 때,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만나보니, 저와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뇌구조가 다르다고 할까요? 저 같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면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사람이 없어서 시작했습니다.
저 같은 목회자를 예배사역에 세우실 때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저처럼 전형적인 목회자 스타일을 예배팀 리더로 세워서 함께 사역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게 사역을 시작한 뒤, 이를 감당하기 위해 방법도 찾아보고 사람도 만나보고 조언도 구해봤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게 없어 이왕 하는 사역 잘 감당해 보고자 기록도 해 놓고 연구도 했떤 것이 자료가 되어 책으로까지 나왔습니다."
-뇌구조가 어떻게 다른가요.
"음악에 달란트가 있으신 분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음악이 최우선입니다. 음악을 위한 결정을 합니다. 그런데 팀이라면 모두를 위해 음악을 양보해야 할 때도 있는데, 그걸 잘 하지 못합니다. 또 하나는 '자기 음악'이 우선입니다. 건반 연주자라면, 건반이 최우선인 것입니다. 보통 교회에서 개인 연주는 잘 하면서도 합주 연습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합주하면서 건반이 언제 양보하고 기타는 언제 양보하는지 이러한 연습이 잘 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조율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감정 기복이 일반인보다는 심한 편입니다. 예술가다 보니, 감수성이 예민합니다. 그런 부분이 음악의 원동력이죠. 창조성이 있고 음악에 푹 빠질 수 있습니다. 음악 천재들을 보면 대부분 감정 기복이 아주 심한 편입니다. 교회에서 찬양 좀 한다는 친구들을 보면, 우울증이 걱정될 정도로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 이런 음악인들이 대부분 교회에서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책 표지에 '어른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어떤 찬양을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송리스트'에 대한 해법이 있으신지요.
"1차적으로는 한국교회에 이미 대안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많은 예배학교에서 퍼트리고 있는 것으로, 찬송가를 편곡해 현대 음악에 맞도록 해서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반적입니다.
제가 제시하는 대안은 이렇습니다. 장년들의 전통성과 청년들의 음악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 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해야 합니다. 장년들이 왜 그 전통성(찬송가)을 좋아하는지 청년들에게 이해시켜야 하고, 청년들이 왜 요즘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에게 이해시켜야 합니다.
책에 전통성의 상징인 찬송가의 장단점에 대해 썼습니다. 장점인 찬송가 가사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청년들에게 이 찬송가에 얼마나 은혜로운 신앙 간증이 녹아있는지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실제 수업 시간에 찬송가 한 곡에 대한 감동적인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고 부르게 했더니, 젊은이들이 은혜받는 걸 봤습니다. 찬송가를 부르는 것에만 급급하지 말고, 설명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단점이라면 장년들께서도 찬송가가 절대적으로 의지할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아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찬송가의 역사를 돌아보면, 세속적 곡조를 갖다 쓴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국 국가나 일반 사랑 노래들을 차용한 것들이 있으므로, 찬송가가 절대 기준이 아님을 알고 양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년들도 청년들이 그들의 음악으로 어떻게 신앙고백을 하는지 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그 음악성 안에 노출된 신앙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서로에게 잘 교육되고 이해돼야, 현재 사용되는 대안인 '편곡'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 ▲팀사역의 원리, 박성훈, CLC, 184쪽, 8,000원 |
-그러면, 한때 논쟁이 됐던 '디제잉 워십'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독교 음악으로 볼 때, 디제잉 워십은 시대보다 많이 앞서간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기독교 음악은 미국이나 호주 등 해외에서 먼저 유행한 다음 넘어오는 흐름을 띠고 있었는데, 디제잉 워십은 아직 외국 유명 찬양팀에서도 흐름을 타지 못한 가운데 시도되고 있으므로 더 미래적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새로운 장르나 너무 시대를 앞서가는 음악이 시도될 때는, 충분한 설명과 설득과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디제잉 워십에는 그게 없어서 좀 아쉽습니다. '디제잉 워십은 이런 것'이라고 노출은 하지만, 왜 이런 디제잉 워십을 할 수 있고 그 의미와 의도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제3자 입장에서 볼 때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년들이 '찬송가만 불러야 돼', 청년들이 '요즘 노래 부르고 싶어요'만 이야기하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좀 아쉽습니다.
디제잉 워십 자체에는 전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비난하던 미래적 음악들도 나중에는 다 현재화되기 때문입니다. 찬송가도 과거 시점에서는 유행하던 세상 곡조였지만 현재 기준이자 전통이 됐던 것처럼, 디제잉도 보편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역자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하면 더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브 리더론'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대부분 예배팀 담당자나 리더들까지도 사실 '서브 리더'에 해당합니다. 위에 담임목사나 부목사, 장로 등의 리더가 있기 때문입니다. 샌드위치처럼 위 아래로 모두 소통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완전 막내가 아니라면 모두 서브 리더입니다.
서브 리더라면 팀 내에 의사소통이나 관계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 위 아래, 그리고 수평적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니 많은 오해가 생기고 쌓입니다. 그러한 내용들을 책에서 다뤘습니다."
-비전이 있으시다면.
"팀사역의 원리를 많은 교회에 보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과 이미 적용하고 있는 교회들의 사례를 받아 다음 책을 쓸 것입니다.
한 가지 강조드리고 싶은데, 제 강의를 들은 분들이 11개 교회에서 제자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은 분만 100여명 가까이 됩니다. 개별 교회로 찾아간 케이스도 있고, 그 분들을 통해 감동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다음 책에 담아낼 생각입니다.
그리고 3월 17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홍대 인근 피카소 카페에서 북콘서트를 열어 독자들을 만날 생각입니다. 4-5월에는 전국을 순회하며 북콘서트를 가질 예정인데, 힐러 기타가 함께할 것입니다. 9-10월에는 워십 빌드업 컨퍼런스, 11월에는 미국 투어가 계획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붐이 일어나야 하지만, 이러한 팀 사역을 해외에서 더욱 갈급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미 시드니와 상해에서 강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