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총기사건이 미 고교의 학생관리 시스템 부재와 학업 성취를 중시하는 교육현실이 낳은 비극이라고 월스트릿저널(WSJ)이 버지이나텍참사 조사위의 보고서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저널은 이날 인터넷판에 실린 ‘정서불안 고교생에서 대학의 킬러가 되기까지’라는 기사에서 정신 장애가 있었던 조승희가 우수대학인 버지니아텍에 진학할수 있었다는 사실은 미흡한 학생관리 시스템과 학업적 성취에만 초점을 맞춘 미 고등고육의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고교시절 불안으로 말하기를 거부하는 ‘선택적 무언증’(selective mutism) 진단을 받아 정서장애학생으로 분류돼 학교측으로부터 특별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교사의 질문에 답하거나 발표를 하지 않고도 일반과목은 물론 대학 교양과목을 미리 배우는 과정인 AP 과목에서도 A나 B 학점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버지니아텍 진학이 가능했다는 것.

문제는 학생의 정신병력 공개를 금지하는 연방법에 따라 대학이 해당 학생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므로 이번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자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정보 부족은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파모나대학의 브루스 포치 입학처장은 경고했다.

특히 과거 정서장애 학생들이 일반학교가 아닌 다른 시설에서 교육을 받은 데 반해 최근에는 학교 측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아 정규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면서 조씨와 같은 학생이 더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버지니아텍 총격사건을 조사 중인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번 주 조씨가 졸업한 고교의 '특별교육프로그램'과 대학 입학 과정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