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가톨릭 성가대 학교에서 소년들 수백여명을 상대로 신체적, 성적 학대를 행한 사실이 최근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0년 이 학교 졸업생을 포함한 170여 명의 폭로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조사가 시작돼 이번에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돔슈파첸(Domspatzen) 합창단 학교는 1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내 가장 유명한 가톨릭 합창대학으로, 지난 1945년부터 약 70년간 이곳 남학생들이 사제와 소서들로부터 신체적 학대와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유치원생부터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적어도 547명이 신체적 학대와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수사관 올리히 베버는 "500명이 신체적으로 괴롭힘을 당했고, 67명은 성폭행까지 당했다"며 "피해자들은 이곳을 감옥, 지옥, 강제수용소라고 말했다. 또 당시를 인생 최악의 시절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인 우도 카이저는 "어린 시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과 그 당시의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별히 1964년부터 30년 동안 합창단을 이끈 베네딕토 16세(Benedict XVI) 전 교황의 형, 게오르그 라칭거(Georg Ratzinger) 신부가 가장 큰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으나 그는 과거 "당시 아이들을 때리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처벌은 1980년 이후 금지됐다. 성적 학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CNN은 "가톨릭 기관에서의 아동학대에 대한 주장은 최근 수십년동안 서구 전역에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며 "2017년도 초반에 호주에서는 1950~2015년 사이 성직자 중 7%가 총 4,000여명 어린이를 학대해 비난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