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목사.
(Photo : ) ▲이상학 목사.

 

 

이수영 목사의 후임으로 새문안교회 담임으로 청빙된 이상학 목사(포항제일교회)가 최근 칼럼을 통해 청빙에 응하게 된 배경과 포항제일교회를 떠나는 심경을 전했다.

이 목사는 '나의 달려갈 길-포항제일교회에서의 부르심을 마무리하며'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헤어짐은 늘 아픈 일다. 주님이 '가라!' 하시면 가고, '있으라!' 하시면 있어야 하는 종의 신분이기에 여느 사람에 비해 헤어짐이 많다 하지만, 이 헤어짐에는 면역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른여덟의 나이에 젊은 청춘의 세월을 바쳤던 두레교회가 안정되는 것을 보며 저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그 때 제가 저를 환송했던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저는 직감하고 있었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 직감대로 그 인연은 마무리 되었다"고 했다.

이어 "그 뒤에 몸이 부러지는 바람에 미국에서 개척하여 섬긴 교회를 치욕을 삼키며 떠나야 했고, 설교했던 교회에서 사년만 목회해달라는 성도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고국 땅을 향했다. 인간적으로는 그들의 요청을 뿌리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사년만 목회해 주면 교회도 안정되고, 자녀들 영주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며, 4년 뒤에는 절대로 붙잡지 않겠다는 확약까지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한국 땅에 저를 기다리는 누가 있는 것도 아니요, 결정된 목회사역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저는 그 때 이런 모든 유혹 아닌 유혹을 뿌리치고, 가족들을 미국에 내던져 놓은 채 고국 땅을 밟았던 것"이라며 "주님이 왜 그렇게 하게 하셨는지 정확히 4개월이 지나 뜻이 드러났다. 바로 지금까지 지난 5년 반을 섬긴 포항제일교회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2012년 초 여태까지 한번도 밟아보지 않은 낯선 포항 땅을 주님의 인도하심만 믿고 들어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사랑 많고, 정이 많고, 순박하고 신실한 성도들을 만났다. 이제 낯선 것들도 없어지고 서로 정이 들고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는데 저는 또다시 헤어짐의 시간을 준비해 가라는 명령을 받는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번에도 저는 굳이 떠날 이유가 없다. 지난 5년간의 밭갈이 작업은 끝이 나서 씨 뿌려 열매 맺는 일만 남았고, 교회의 희망인 30~40대들은 자라가기 시작했으며, 그토록 꿈꾸던 행복한 목회는 이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주님은 제게 다가와 다시 도전하신다. '네가 언제는 꽃길 갔더냐?'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는 길인지 모르나, 주님이 저에게 가라 하시는 이 길은 십자가를 거친 부활의 길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그러나 제가 이 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나를 사랑하셔서 자기 아들까지 주신 그 분이 초대하시는 걸음이기 때문"이라며 "그 분이 가기를 원하심에 저는 그 분을 신뢰하고 저를 맡긴다. 그 분의 실력을 믿으며, 그 분의 신실하심을 확신하기에, 지난 5년간을 품고 사랑해 왔던 성도들을 그 분께 맡길 수 있다. 지금 저의 걸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은 섭섭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고, 심지어 배신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나 먼먼 세월이 지나 믿음의 걸음을 이해하게 되면 주님께서 그 마음의 어두운 에너지를 풀어 주실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제일교회는 19일 저녁 7시 30분 이상학 목사 환송예배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