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바다의 아름다움
갈릴리 바다의 주변은 항상 푸르고 아름다워 마치 언제나 에덴동산에 있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화산암과 화산재로 이루어진 토양은 채소와 과일 농사와 각종 꽃이 자라는데 최적의 환경이다.
사막(아라바 광야)의 긴 여정을 마치고 벳산을 지나면서 땅 색깔이 달라짐을 볼 수 있다. 요르단 계곡의 푸른 모습과 길르앗 산지를 바라보며 요단강을 건너면(요단강의 작음에 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망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 너머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감격의 눈물이 솟구치기도 한다.)
어찌하든 이제 요단강을 건너니 감람나무가 열병식을 하듯 가로수로 심겨져 있고 곳곳마다 바나나 나무숲이 보인다. 갈릴리 바다에 도착하면 광야에서의 갈증과 목마름이 한 순간에 날아가고 바다같이 넓은 호수에 있는 생명의 충만함이 모두에게 다가온다. 눈이 부시고 시리게 아름다운 갈릴리 바다. 누군가가 갑자기 이런 노래를 부른다. “갈릴리 푸른 물에 노젓는 베드로 흘려간 그 옛날에 주님을 싣고서 떠나간 그 배는 어디로 가소 그리운 옛날이여 그리운 주님이여 언제나 오려나.” 갈릴리에 취해 저절로 노래가 나오나 보다. 시가 나오나 보다. 감탄하고 행복해하는 모습들이 정녕 아름다운 갈릴리 바다이다.
갈릴리 바다의 당당함
갈릴리 바다는 헤르몬 산에서 기원한 세닐, 단, 바니야스(가이샤라 빌립보)의 샘물이 상류 요단강이 되어 그 물이 흘러들어 형성된 내륙 호수이다. 이곳에서 다시 하류 요단강을 통해 사해로 들어간다. 전 국민의 50% 이상이 사용하고 농지의 70%가 갈릴리 바다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갈릴리는 바다냐 아니면 호수냐 하는 것이다. 고대 히브리어에는 호수라는 단어가 없었고 지중해는 큰 바다, 사해는 염해, 그리고 갈릴리는 작은 바다라 부른 탓에 내륙 호수인 갈릴리도, 사해도 바다라 부르고 있다. 갈릴리 바다는 사실 민물이라 호수라 불러야 하지만 갈매기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작지만 민물과 썰물이 있다. 그리고 척박한 광야에 이만한 호수가 없으니 당당히 바다라 해도 손색이 없다. 동편에 있는 모래 해변이나 우기에 몰아치는 파도, 안개 낀 수평선 너머 까마득한 육지를 바라보노라면 바다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성경에 나오는 갈릴리 바다의 모습
우선 구약성경에 갈릴리를 보면 요단강 지역과 가나안 지역의 북부를 보통 갈릴리라 하였다.(수20:7, 왕상9:11, 왕하15:29, 대상6:26)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전쟁을 할 때 스불론(수19:10-16), 아셀(수19:32-39) 자손들이 제비를 뽑아 차지하였지만 강대한 가나안 족속을 물리치지 못하였던 곳이기도 하다.(삿1:30-33) 후에 단 지파가 서쪽 지중해 방면에서 북쪽으로 올라와서 거처를 정하기도 하였고, 북이스라엘의 시대에는 중요한 병거성과 북방의 수비수 역할을 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갈릴리 바다는 긴네렛(수13:27) 게네사렛(눅5:1), 디베랴(요6:1)이라 불렸고 예수님 당시에 이곳에 10개 정도의 포구(가버나움, 막달라, 디베랴, 거라사, 게네사렛, 벳새다, 타브가 등)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북쪽 중간 지대에 위치한 가버나움은 예수님의 중요한 활동무대가 된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는 부르심(막1:17), 제자들의 부름(마4:18-22), 오병이어의 기적(마5:29-39), 풍랑을 잔잔케 하심(마8:26), 바다 위로 걸어오심(마14:22, 요6:16-21) 부활 후에 나타나셔서 제자들을 만나주심(요21장) 도 갈릴리 바다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갈릴리 지방중 갈릴리 바다를 기반으로 한 지역에 살았던 갈릴리 바다 출신들이다.(마4:18,행1:11) 갈릴리 바다는 아침에는 잔잔한 수면과 동쪽 골란고원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는 것이 좋고, 저녁에는 동쪽 엔게브 키브츠 쪽에서 서쪽 아르벨 산 너머로 지는 해를 보고 난 후 티베리야 시내의 불빛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갈릴리 바다의 전체 모습을 보려면 북쪽 벳사다에서 골란 고원 쪽으로 올라가는 언덕에서 보는 것과 동편 골란 고원 위에서 보는 것, 그리고 서쪽 아르벨 산꼭대기에서 보는 것이 있다. 어느 자리에서 보든 갈릴리의 아름다운 모습이 감추어지기는 어렵다. 마치 하프처럼 생겼다 하여 긴네렛(하프, 바이올린) 이라는 이름이 최초로 붙은 것이고 이후에 성경에 붙은 이름들은 사건을 중심으로 한 도시(포구)의 이름을 딴 것이다. 게네사렛, 가버나움, 디베랴는 당시의 도시 이름이다.
갈릴리 바다의 추억
갈릴리 바다의 바람은 아주 특별하다. 서쪽으로 와디 하맘(Wadi Hamam)과 벳 네토파(Beit Netopha) 계곡이 열려있고 북동쪽으로는 골란 고원과 헤르몬 산이 있어 여름에는 주위의 높은 지역의 찬 공기와 낮은 곳의 바다의 더운 공기가 만나 바다 가운데 강한 서풍이 불어와 높은 파도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겨울에는 골란 고원에서 내려오는 강한 동풍으로 인해 3m가 넘는 파도가 쳐서 물고기를 해안으로 날려 보내기도 한다.
면적 70 제곱킬로미터에 어종이 20여 종이 있고 연중 강우량이 500mm-700mm라고 하는 갈릴리는 연중 꽃 동네, 새 동네이기도 하다. 많은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이곳저곳에 피어있고 우기에는 들에 핀 백합화를 비롯하여 수십 종의 꽃들이 만발하여 예수님의 교훈이 생각나기도 한다. 아침이나 황혼 무렵에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선상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너무 행복할 것이다.
필자가 이스라엘에서 사역할 때 손님들이 오시면 같이 갈릴리를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갈릴리에 가면 무엇보다 배를 타는 경우가 많은데 여럿이 가면 배의 선장이 태극기를 걸어주어 갈릴리 바다 한가운데서 애국가를 부른 적도 많이 있고, 또 선원이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점심에 먹다 남은 피타빵을 조각내어 배 위에서 던지면 갈매기들이 얼마나 많이 와서 그것을 먹으려고 하는지 그 받아먹는 모습이 재미있어 선객들이 빵을 던지면 아름다운 비행으로 그 빵을 가져가는 갈매기를 볼 수 있다.
어떤 때는 배 위에서 물 위로 걸어오신 예수님을 이야기하면서 “이 자리에서 예수님이 바다 위로 걸어가실 분을 찾네요. 믿음으로 걸어가실래요” 하면 어떤 사람은 진짜로 바다 위로 뛰어내리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것은 참 오래 전 이야기 네요. 지금은 예수님 안 와요” 하는 사람도 만난다.
필자에겐 참 많은 추억이 간직되어 있는 갈릴리 바다이다. 오늘날 갈릴리 바다에서 가끔은 베드로처럼 바다 위를 주님 손잡고 걸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갈릴리 어느 호숫가에서 먹은 베드로 생선은 별미중 별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