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 수위권 천주교회로 가는 길
지난 편에 함께 살펴보았던 오병이어교회에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베드로 수위권 천주교회(Church of Primacy of St. Peter)가 있다. 오병이어 교회에서 나와 도보로 5분 정도를 걸어가면 이 교회의 입구가 있고 이곳에서부터 바다가 가장자리에 있는 교회까지 정원길이 나있다.
이 교회가 있는 차 길 건너 언덕위로 길이 나있는데 이 길로 올라가면 산상수훈의 교훈이 있었던 팔복교회가 있다.
예수님의 주 사역지가 있었던 가버나움에서는 서쪽으로 2마일 떨어져 있다.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에서 부터는 갈릴리 가나를 지나 이곳까지 이르는 산지와 평지로 이루어진 고대 길이 있는데 지금은 포장된 도로가 나사렛에서 이곳까지 만들어져 있다. 나사렛에서 이곳까지 가는 길은 가나를 지나 65번 도로를 만나 북쪽으로 진행하다 807번 도로를 타고 미그달 지역을 지난 후, 90번 도로를 타고 타브하 지역으로 가는데 이곳으로 가면 약 50분 가량 걸린다.
또 77번 도로를 통해 티베리아스 시내를 관통하여 오는 경우도 있고, 60번과 65번 도로를 경유하여 돌아오는 거리도 있는데 이 경우는 1시간이 소요된다. 이 도로를 이용할 경우 아풀라 시내와 다볼산(변화산)을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베드로 수위권 교회의 역사
베드로 수위권 교회는 요한복음 21장을 근거로 하여 만들어진 기념교회이다. 그래서 교회의 중심은 Mensa Christi(주님의 식탁)이라는 바위와 주변의 갈릴리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Primatus Romani Pontificis Papal Primacy는 마태복음 16장 18-19절을 근거로 하여 성립된 교황 수위권이다. 교황은 모든 주교들의 수장으로 다른 지역의 모든 교회를 설립하고 간섭하는 실질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태복음 16장에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있었고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울 것이다”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지만 이것은 베드로가 초대 교황이 되고 베드로(반석이라는 뜻)를 통해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말씀은 아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바위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말씀하셨다.(요1:42)
시몬이 베드로가 된 것은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주님의 제자로서 사명을 감당하라는 뜻이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3장 9-11절에서 바위는 그리스도라 말하였고, 베드로는 제자 가운데 기둥이 되고 그 기둥 가운데 하나라 말씀하셨다.
결국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반석이 되시어 그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로마 가톨릭교회는 4세기부터 로마교회 주교를 교황같이 생각하면서 수위권이라는 교리를 만들었다. 1075년 그레고리우스 7세는 교황은 로마 주교를 위한 것이라 하였다. 1870년 제1차 바티칸 공의회는 로마 교황이 으뜸 사도로서 베드로의 후계자라고 하였다. 결국 로마 천주교회는 베드로를 1대 교황으로 만들고 교황 수위권의 교리를 완성하였다.
이곳의 교회 이름도 이와 같은 연유로 베드로 수위권 교회라 명칭하였고, 이 교회의 경내 정원에는 역대 교황의 이름과 제위 기간이 명시된 그림이 있다.
이 교회는 1263년 무슬림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후 1933년 작은형제회(Franciscan)라는 수도회에서 고대의 교회 터 위에 현 교회를 세웠다. 석회암 식탁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교회가 세워졌고, 교회 밖으로는 6개의 하트 모양의 돌계단을 만들어 12제자를 상징하였다.
이 교회의 의미
베드로는 제일 먼저 제자라 불리었고(마4:18) 주님께서 많이 사랑하셔서 중요한 장소에 동행하였고(마17:1, 26:36) 항상 아끼셨다. 그의 생애는 영광(마16:18)과 굴욕(마26:75)으로 점철되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거행되었던 최후의 만찬자리에서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마26:35)고 다짐했던 그가 결국 예수님이 결박당하시고 가야바 대제사장 집에서 밤새 심문과 고통을 당할 때 주님을 저주하면서까지 세 번을 부인했고, 새벽 닭 울음과 함께 통곡하며 갈릴리로 돌아갔다.
디베랴 바다(갈릴리)에서 본업으로 돌아간 베드로와 도마와 나다니엘과 다른 제자들은 함께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밤새 아무 것도 잡지 못한 그들 앞에 주님이 바닷가에서서 말씀하시기를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 했다. 말씀대로 순종한 그들에게 기적이 나타났다.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그들이 153마리나 고기를 잡아서 의기양양하게 바닷가로 나올 수 있었다.
그들이 올라온 육지에는 숯불이 있고, 생선과 떡이 있었다. 주님은 조반을 함께 하시며 베드로에게 말씀하신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나를 더 사랑하는냐?” 물으셨고, 베드로의 대답을 들으신 후 다시 두 번째로 물으신다. “네가 나를 사랑하는냐?” 베드로는 대답한다. “주여, 그러하외다.” 세 번째 다시 물으신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동일한 말씀으로 세 번이나 물으시는 주님 앞에 베드로는 근심이 되었다. 그러한 베드로를 향하여 주님은 용서와 용기를 주신다. “내 어린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한때 천국의 열쇠를 받고, 부활의 영광에 참여했던(마17:1) 바 있었던 베드로는 그의 성격대로 주님을 사랑했고 주님을 떠났으며 우리에게 믿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설명하여 준다. 십자가 사건 이후 삶의 방향과 목적을 잃어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베드로이지만 주님은 부활 후 3번째 갈릴리 바다에서 베드로에게 나타나시어 사람 낚는 어부에서 사람을 키우는 목자로 다시 세우신다. 목자의 길을 갈 때 이전 성품의 사람으로 가지 말고, 주님이 띠 띠우는 데로 가라 하신다.(요21:18) 베드로의 사역 뒤에 오는 죽음과, 죽음을 통해오는 하나님이 영광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사명을 주시는 예수님
인생은 살면서 수없이 많은 일들을 만나며 바뀌어진다. 이제 조용히 우리 인생을 돌아보며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의 마지막이 될 대사명을 감당키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갈릴리 바다 북서쪽 기슭에는 검은 현무암으로 지은 베드로 수위권 교회가 1933년에 건축되어 지어 지금까지 순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교회 안에는 주님이 제자들과 함께 조반을 드셨던 암반이 있다. 이 암반에는 멘사 크리스티(Mensa Christi, 거룩한 식탁이라는 뜻의 라틴어)라는 말이 쓰여 있다. 그리고 밖에는 베드로에게 수위의 권세를 주는 동상이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졌으며 마르띠니라는 사람의 작품이다, 마태복음 16장13-20절을 표현하고 있다. 그 뒤로는 갈릴리의 푸른 물이 넘실대고 있다.
이 동상을 보고 있노라면 거리가 약 50간(150m)쯤 떨어진 곳에서 제자들이 함빡 웃음을 지으며 고기를 높이 들고 자랑스럽게 돌아오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필자는 이 교회를 베드로 수위권교회라 하지 않고 새사명교회라 부르고 싶다. 그 이유는 이곳에서 연약한 한 인간을 감싸주시며 능력과 권세를 다시 주시고 사명을 부여하신 주님의 흔적이 따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