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오병이어로 기적을 일으키셨다고 해서 오병이어 교회(Church of Fish & Loaves)로 알려진 Church of Heptapegon은 갈릴리 바다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갈릴리의 중심도시 티베리야에서 서쪽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진행하고 막달라 마리아의 고향(신약 시대에 게넷사렛(마14:34)이라 불렀다)을 지나 9마일을 차로 약 17분 정도를 진행하면 바다가 끝날 때에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타브하’라는 지역이 나오고 이곳에 오병이어 교회가 있다. 예수님의 주 사역지가 있었던 가버나움에서는 서쪽으로 2마일 떨어져 있다.
◈오병이어 교회의 역사
타브하는 7개의 분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갈릴리 바다로 들어가는 자연적 샘물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날에는 6개의 샘물이 이곳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따뜻한 물이 솟아나는 이유로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어부들이 이곳에서 고기잡이에 많이 종사하였던 것 같다.
오래된 항구의 모습이 발견되는 이곳은 해저 211.50m에 위치하고 있으며 60m, 40m, 30m짜리 샘의 줄기가 동쪽에서 이곳으로부터 오고 있다. 천연의 항구가 되었던 이곳에 예수님의 기적이 일어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교회가 최초로 비잔틴 시대에 세워졌다.
AD25-350년 어간에는 초대교회가 형성되고 기독교가 박해 속에서도 성장해 드디어 313년 콘스탄틴 황제의 회심으로 교회가 세워져 가던 때이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는 신심이 깊은 사람으로 예수님의 발자취와 행적을 따라 곳곳에 기념교회를 건설하였다.
이러한 영향으로 AD350년에 7개의 샘이라 부르는 타브하에서도 예수님의 기적을 기리기 위해 오병이어 교회가 세워졌다. 이름은 오병이어로 5000명을 먹이고 12 바구니가 남았다고 해서 “The Church of Multiplication”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다. 이 교회에 가보면 바닥 모자이크에 음식이 증가하는 모습의 모자이크를 기초석 옆 오른쪽 유리판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AD480년에 크게 개축한 교회는 AD614년에 페르시아의 침공에 의해 파괴되고 이후에 637년 이슬람의 세력에 의해 이스라엘이 온전히 점령당하고 통치되던 시기에 완전 파괴되었으며 1932년 독일의 고고학자들에 의해 폐허가 발견되기까지 무려 1,300여년이 걸렸다. 1980년에 새롭게 건축하여 1982년에 완공한 현재 교회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건설하였는데. 교회 크기는 가로 33m, 세로 56m로 지어졌다. 교회당 안의 크기는 가로 19m, 세로 25m이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일으키셨을 때 서 계셨던 바위가 중심이 되어 교회가 건립된 것이다. 초대교회 이후 순례자들은 성지의 여러 성물들을 신성시하여 예수님이 서 계셨던 바위도 조금씩 떼어갔다. 아마 병 치료나 건강 혹은 부적 같은 용도로 사용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예수님의 행적
세례요한이 사해 동편 말케루스 요새에서 헤롯 안티파스에게 목 베임을 당한 후 예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신 채 배를 타고 떠나 조용히 빈들로 가셨다. 주님은 요한의 생애를 더듬어 보면서 주님보다 6개월 먼저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었고, 평생 청빈한 삶을 살다간 요한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묵상에 잠겨있던 주님의 곁에 많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빈들에 있다 하니, 소리 소문을 듣고 여러 고을로부터 쫓아 왔다. 주님은 요한의 생애를 바라보며 참 생명의 의미에 대해 모인 무리들에게 말씀하고 싶었을 것이다. 주님은 병도 고쳐 주시고 영적인 병도 고쳐 주기 원하셨다.
저녁이 되어가자 제자들은 은근 슬쩍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제자들은 주님께 와서 저녁 식사 문제를 내어놓는다. 제자들은 무리들을 주님이 돌려보내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주님은 무리를 돌려보낼 생각은 안하시고 오히려 제자들에게 너희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씀하신다.
드디어 오병이어가 등장한다.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신 주님은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고, 제자들은 무리들에게 나누어 준다. 나누어 주는 대로 떡은 계속 나누어진다. 다 배불리 먹은 사람이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 명이나 되었고 남은 떡은 열두 바구니에 가득 차게 됐다.(마14:13-21)
◈그날 저녁의 기적이 의미하는 바
그날 저녁 기적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있는 이는 없다. 또한 한 끼 먹지 못하였다고 죽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님이 굳이 이 기적을 일으킨 까닭은 무엇일까?
그날 이 기적에 참여한 이 중 어떤 이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을 것이요, 어떤 이는 그저 한 끼 식사를 채우고 만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한복음 6장 22절에서는 생명의 떡이 바로 주님이심을 상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빈부와 귀천이 있었고 예수님을 따라다닌 군중들은 대다수가 서민들이었다. 그들은 신기한 하나님의 나라에 관심과 호기심으로 말씀을 듣기를 원하였지만 살아있으니 끼니때가 되면 먹어야 했다.
그들이 갖고 다니는 식량은 보리빵이었다. 물론 부자는 그 당시에도 밀 빵을 먹었다. (당시에 밀 가격은 보리 가격의 두 배였다.)
그리고 갈릴리 바다에서 흔히 잡히는 정어리가 그들의 주식이었던 것이다. 당시에 그 현장에 있었던 군중들은 다른 이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가난한 이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님은 마음껏 먹게 하고 열두 바구니나 남게 만드셨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복한 모습은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준다.
◈오늘날 오병이어 교회의 모습
오늘날 이 교회는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1982년에 재건된 로마 가톨릭 교회가 아름답게 서 있다. 이 교회 제단 중앙부에 예수님이 서 계셨다고 하는 바위 바로 앞에는 오병이어의 모자이크가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5병 2어가 아니라 4병 2어다. 예수님이 생명의 떡이시기 때문에 예수님을 떡으로 포함하였기 때문이다.
순례객들은 이 교회에 오기 전에 농담 삼아 이런 말들을 한다. “이제 우리가 기적의 장소에 왔으니 아무 걱정이 없다”고 말이다. 기독교는 분명 기적의 종교다. 하지만 기적이 본질은 아니다. 본질은 새 생명이다.
이 교회에서는 물리적 증가나 기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례 요한의 짧은 삶을 바라보며 주님이 생명의 떡이 되시고 그 안에 있으면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하신 말씀을 기억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