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디자이너(Culture Designer)란 말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아이디어로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는 창의적인 사람을 말한다. 더 아름다운 인생과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는 사람이다.
절망과 어둠이 짙게 깔린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처에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 사회는 그래도 행복한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내가 활동하는 분야에서 창의적인 컬쳐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내가 종사하는 분야가 어떤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무슨 큰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 자신이 종사하는 일과 맡은 일에 자긍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최선을 다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겠는가?
2017년 우리 사회와 민족이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를 갖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자기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하리라. 남들이 못하는 것을 평가하고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은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오고 있는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스타가 되려는 욕망이 있다. 세상적인 인기 스타가 되는 것도 소중하다. 그런데 영적인 스타가 되기를 갈망해 보는 건 어떨까? 땅에 속한 스타도 좋겠지만, 하늘에 속한 스타가 되는 걸 꿈꿔 보는 건 어떨까?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자, 한 영혼을 세우는 사람, 다른 사람의 영적인 유익을 추구하는 자, 상처와 아픔을 갖고 탄식하는 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해 주는 그리스도인, 그런 이가 영적 스타가 아닐까?
스타는 그저 탄생하는 게 아니다. 그만큼 집중과 노력이 필요하다. 집중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세우고, 적당하게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그만한 자기 계발과 노력이 필요하다. 쉽게, 날로 먹으려는 헛된 욕망은 버리고, 그만한 대가 지불을 통해 얻는 진정한 스타가 되어야 하리라.
우리 사회에는 스타덤에 올라탔지만, 초라하게 추락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사람은 진정한 스타가 아니다. 진정한 스타가 되려면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운동선수들 가운데 스타의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작년 한 해도 그들 가운데 이런저런 스캔들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이 많다. 약물복용, 불법도박, 음주운전, 성 추문 등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선수들이 많다. 차라리 스타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그랬더라면 사회적인 파장은 덜했을텐데, 스타가 그러고 나니 사회적인 파장은 아주 크다.
스타는 자신을 관리하는 지혜와 기술을 갖고 있다. 아니 자신을 관리하기 위해 그만한 노력을 하고 애를 쓴다. 그렇지 않고는 스타의 자리를 지킬 수 없고, 인기를 유지할 수 없다. 스타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지키고, 자신의 말을 통제하고, 불쑥불쑥 튀어 오르는 감정을 다스리고,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악은 버리고 선을 취해야 한다. 주님이 기뻐하는 것과 기뻐하지 않는 것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운동선수들에게 불혹의 나이는 어두운 먹구름일 게다. 그런데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선수가 있다. 국민타자라 불리는 이승엽 선수다. 얼마 전 현역으로는 처음으로 그는 2016 휘슬러 코리아 일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가 그를 대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올 시즌 한·일 통산 600홈런을 치며 노력과 성실함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고, 모든 프로야구 선수의 본보기가 되는 모범적인 관리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그는 한국 프로구단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해 주었다. 실력과 능력이야 세월이 흘러가면 점점 더 사그라지겠지.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인기와 찬사도 줄어들겠지. 그게 인생이니까.
그러나 실력은 금메달이 아니어도, 그 사람의 인생 흔적은 금메달로 남을 수 있다. 이승엽 선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다. 프로야구에 데뷔한 이후 그는 한결같이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됐다고 한다. 그러니 스캔들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그만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했다는 반증일 게다.
2017년이 새해가 밝아왔다. 그렇다고 그저 아름다운 해로 남지는 않는다. 더 아름다운 자신과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변화는 거리가 멀다. 큰 것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아주 작은 사소한 것부터 챙겨보면 어떨까? 아름다운 마음을 품어보고,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보면 어떨까? 고맙다는 한 마디 해 주고, 사랑한다고 한 번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손 한 번 잡아주면 어떨까? 따뜻한 커피 한 잔 사주면서 속 이야기 들어주고, 극장 티켓 한 장 사고 팝콘 하나 사서 함께 영화 한 편 보며 우정을 나누면 어떨까?
지난 주 목요일, 올 들어 처음으로 쌓이는 눈이 온 것 같다. 새벽기도를 오는 길에 눈이 제법 살포시 쌓여 있었다. 눈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렸다. 기도하다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회 부근과 집 부근에 있는 눈을 치우기 위해서다.
사실 나는 작년부터 어깨근육이 불편해 눈 오는 게 두렵다. 그래서 올해도 눈이 적게 왔으면 좋겠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바람을 갖고 있다. 그래도 눈이 왔으니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찍 기도 자리를 털고 일어났던 게다. 그런데 교회를 나오니 이미 관리집사님이 염화칼슘으로 조처해놓은 상태다. 집으로 오니 우리 건물에 사는 택시기사가 눈을 거의 다 쓸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 반, 고마운 마음 반으로 싱긋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아픔과 절망과 탄식으로 얼룩진 이 사회가 더 발전하고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 솔선수범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솔선수범하는 건 수고가 따르고, 고통과 진통이 다를 수 있다.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이 웃을 수 있고, 그가 속한 공동체가 더 낫게 발전할 수 있다.
각자가 내 주변을 더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성장하고 발전시키노라면, 우리 사회 전체는 웃음과 희망으로 전염되지 않을까? 불행을 유포시키는 바이러스가 아닌, 행복 바이러스가 많이 일어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아니 나부터 행복을 유포시키는 바이러스로 살기로 다짐해 본다.
/김병태 목사(성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