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눈앞에 놓인 것을 먼저 생각하고, 저 먼 곳에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저 먼 곳에 있는 로또를 살 때는 자신이 될 것 같은 기대를 하고, 저 먼 곳에 있는 나쁜 일에 대해서는 마치 자신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일 것이라고 믿으며 등안시 한다.
필자는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많은 환자들을 대하다 보니 만성질환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태도도 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40대에 발견된 약한 당뇨는 신의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당뇨가 걸려서 자신에게도 닥쳐올 수 있는 저 먼 훗날의 문제점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철저한 식단관리와 치료를 하는 사람은 오히려 당뇨가 걸리지 않아 자신의 몸을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도 있다.
당뇨 진단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 것을 실천으로 옮긴 사람에게는, 당뇨는 신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당뇨가 걸렸어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이를 무시한 사람은 훗날 당뇨의 무서운 합병증의 고통을 겪으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2012년 미국에서 조사된 통계를 보면 미국인의 2천9백만 명이 당뇨를 앓고 있다.
전체 인구의 9.3%, 즉 거의 10명에 한 명 꼴로 당뇨에 걸려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는 25.9%의 상당히 높은 비율로 당뇨가 보고되고 있다. 노인 4명 중 한 명이 당뇨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일반인들에게도 당뇨 증상이 상당히 많고,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당뇨 증세가 있다.
이는 일반인들이 당뇨의 심각성에 무덤덤해지는 불상사를 가져오고 있다. 당뇨병을 처음부터 말기까지 치료하는 의료인들만이 그 심각성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덤덤해져서 방치하던 당뇨가 결국 큰 합병증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죽음의 길로를 넘나들 때가 되서야 환자들은 후회를 하고, 왜 미리 말해 주지 않았냐며 분노하는 경우도 종종 겪는다.
그런데 의사들이 그 환자들에게 수 년 전부터 당뇨가 무서운 병이라고 말을 했을 때에는 그 환자들은 남들 이야기일꺼라고, 그리고 의사들이 단순히 환자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않게 여겼던 것이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은 신부전증이다. 그 신부전이 악화되면 결국 투석을 하게 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의 증가는 투석환자의 증가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당뇨는 혈관의 동맥경화증을 악화시켜 그 동맥경화증이 뇌혈관에 오면 뇌졸증이 발생 하고, 심장혈관에 오면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하지 혈관에 동맥경화가 심하게 오게되면 말초혈관질환이라한다.
미국에서 사고로 인한 수술을 제외한 다리절단수술의 가장 많은 이유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다리 절단수술이다.
당뇨 합병증은 서서히 진행된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증상은 말기가 되어서야 나타난다.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 순식간에 환자의 건강과 목숨을 앗아가게 된다.
이러한 합병증 환자들을 보살피며, 당뇨의 초기부터 말기까지 치료하는 의사로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식단 관리와 운동, 그리고 당뇨약 복용을 통한 당뇨의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당뇨,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