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규 목사(판교 성현교회)가 예장 합동 제101회 총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목사는 지난달 열린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에 당선된 후 "개혁신학의 전통을 잘 계승해 세계와 함께 하는 총회가 되도록 올바른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고 그리스도의 화해와 화합의 정신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총회를 마치면서도 화합과 화해를 강조했다.
이처럼 김 신임 총회장은 그 동안 크고 작은 문제들로 내홍을 겪어온 교단을 하나로 아우르고, 합동측을 명실상부 한국교회의 중심 교단으로 세울 수 있는 리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총회 서기와 세계선교회(GMS) 이사장은 물론,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하는 등 교단 안팎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신뢰를 얻었다.
김선규 총회장은 특히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교단의 개혁과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자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잘못이 '네'가 아닌 '나'에게 있다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개인 안에서 먼저 개혁과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교단도 구태의연한 방식을 뛰어 넘어 한 단계 도약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제101회 총회가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에 두신 계획과 목적을 확인하는 회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새로운 100년의 비전을 교단과 한국교회에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한반도 통일의 발판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세계선교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도 빠짐없이 해야 한다. 이처럼 합동측이 우리나라 보수신앙과 신학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한다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 땅과 교회에 새로운 부흥의 전기를 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대형교단의 총회장으로서, 한국교회에 대한 책임감 역시 남달랐다. 특히 내적으로는 신앙의 외식과 영성의 상실, 외적으로는 동성애와 이슬람의 침투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크게 걱정했다.
김 총회장은 먼저 "종교를 가진 이들은 많지만 그들 중 진짜 크리스천들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흔히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바로 신앙의 주인이 나라는 생각"이라며 "그러나 성경의 달란트 비유에서 보듯, 우리가 가진 신앙, 심지어 생명까지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런 '청지기 의식'이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교회와 사회에 있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의인 10명'이다. 하나님께서 이 땅의 무엇을 눈여겨보시겠나. 바로 택함 받은 주의 백성들"이라며 "그 백성들이 깨어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런 의인들을 보시고 반드시 이 땅에 복을 주실 것이다. 또한 이는 우리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믿음의 선조들은 고난 속에서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신앙을 지켰다. 바로 그 터 위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김 총회장은 "소수자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동성애를 옹호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계산해 이슬람의 할랄식품을 받아들이려 한다"면서 "이런 것들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소수의 인권을 무시하자거나 경제적으로 성장하지 말자는 게 결코 아니다. 이런 것들로 인해 나타나는 심각한 부작용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와 민족이 하나님을 떠나선 안 된다. 이걸 막으려고 한국교회가 소리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복음이 전해진 유럽의 현실이 어떤가. 한때 부흥했던 교회들이 지금은 이곳저곳으로 팔려가 더 이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융성했던 기독교 문화도 세속에 물들어 그 빛을 잃고 말았다"며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셨던 건, 그들이 어려움을 당한 나라들을 끌어안고 신앙으로 세계를 이끌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한국에 두신 소망도 이와 같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깨어야 한다. 그래서 이 나라와 민족을 바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를 위해 김 총회장은 한국교회의 연합을 주문했다. 그는 "서로 힘을 합해 이 사회 속에서 기독교가 무엇인지를 보여야 할 때다. 그래야 선교도 가능하다"면서 "이제 한국교회가 함께 가야 한다.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이 그 중요한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100여년을 달려온 한국교회가 새로운 100년을 향해 힘차게 뛰어갈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