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창건기념일인 지난 99절(9월 9일)에 기어이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핵보유국으로 나서려는 위협적이고 돌발적 행동이다. 그 시각, 남한에서는 사드 배치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야당과 진보세력을 향해 일대 쟁투를 벌이고 있었다. 사드는 남한 어느 지역에도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4일이 지나,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 가까운 경주 지역에서 강도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작년 일본 동부에서 발생한 대지진의 후속파이며, 지하 12km 지점이 진앙이라고 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국민 전체가 서늘해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돌아보며, 우리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것은 장차 쓰나미처럼 닥칠 결정적 시간을 대비하라는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참으로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김정은이라는 미치광이 지도자의 손아귀에 핵무기가 쥐어져 있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북핵을 극복하기 위해 남한의 핵무장론을 주장하지만, 미국과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는 난망하다.
그래서 철수해 버린 미국의 전술핵을 남한에 다시 들여오자고도 한다. 그러나 미국은 태도를 분명히 했다. 불가하다는 반응이다. 남은 길은 미국과 동맹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중국과 거래하는 애매한 모양을 버려야 한다. 만약 그도 저도 아니라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핵개발을 선언해야 한다.
이 순간,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한 방의 핵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것은 재래식 무기들과 한미동맹 뿐이다. 북핵 앞에 당당히 나설 자신감의 근거가 아무 것도 없다. 우리 대통령이 연일 강경 발언을 하지만, 그저 말에 불과하다. 북한 핵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미국의 핵무기뿐이다. 이제 이 나라는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는가?
야당 대표들은 여전히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핵무장론을 거부하고 북한과의 대화만 주장한다. 북한의 배려와 협조를 구하자는 말인데, 이것이야말로 '북한의 핵 치마 밑으로 들어가자'는 항복 선언이나 다름 없다. 이들의 사고 구조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당당히 죽느냐, 비굴하게 사느냐를 선택하라는 협박으로 들린다.
우리 현실은 심각하다. 이것을 자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걱정스럽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숨겨놓은 절대 병기를 공개하는 길 밖에 없다.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이 우리의 편이다"라는 믿음의 선언이다.
하지만 이 선언을 무기라고 할 수 있는가? 세상의 안목으로는 한심하달 수 밖에 없다. 웃음거리에 불과할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내세운다 해서 그 누가 두려워하겠는가? 우리의 형편은 마치 몰려드는 블레셋 군사와 그들 앞에서 소리치는 거인 골리앗을 바라보며 두려워 떠는 것과 같다.
골리앗 앞에 이스라엘의 군사들도 목청껏 소리 질렀지만, 누구도 골리앗에게 맞상대할 용기가 없었다. 어린 다윗이 나서기는 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커다란 갑옷이나 투구는 물론 창칼도 우스꽝스럽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때마침 우리에게 지진의 경고를 보내신 것이다. 고요히 잠든 땅을 흔들어 놓으신 것이다. 이 지진을 통하여 하나님은 두 가지를 경고하신다.
첫째는 죽을 순간도 살려주신 지난 날 하나님 은혜를 기억하라는 것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아 너희는 여호와를 의지하라 그는 너희의 도움이시오 너희의 방패시로다(시 115:11)"라고 노래하는 다윗의 간증을 기억하라는 말씀이다.
다윗의 주머니에 있던 작은 돌 하나가 물매 끝에서 날아가 어떤 일을 벌였던가를 기억하라는 것이다. 골리앗은 쓰러지고 다윗이 다스리는 통일 이스라엘의 세상이 오지 않았던가? 그 놀라운 일은 다윗이 외친 전장에서의 전투적 기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둘째는 경주 지진에 더없이 두려운 경고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크나큰 재앙이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증거를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를 통해 경험한 바 있다. 북한이 이스라엘을 제압하던 이방의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인 것이다. 이 두려운 경고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스라엘 민족이 수없이 반복했던 우상 앞에 항복한 모습을 우리 역시 반복하겠느냐, 하는 경고가 이번 지진에 담겨 있다. 지진은 단순한 자연현상 이상의 것이다. 그 두려움을 이기는 길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뿐이다.
북핵에 맞서는 최강의, 최신의 무기는 핵이 아니다. 하나님을 기억하고 의지하는 기도에 있다. 어린 다윗이 블레셋 군대와 골리앗의 무례함을 보며 "블레셋 사람이 누구이기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겠느냐"고 소리친 것은, 그의 마음에 치솟는 거룩한 분노 때문이었다.
북핵의 위협 앞에 두려워하는 이 나라의 처지를 돌아보며 우리가 할 일, 특히 한국교회가 할 일은 거룩한 분노의 기도를 드리는 일이다. 모든 두려움을 내려놓고 일심으로 기도하자.
북한군이 삼팔선을 뚫고 남하하여 낙동강 지역까지 내려왔을 때, 이 나라의 앞에는 패배와 공산화라는 절망 외에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부산으로 피난 온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초량교회에 모여 일심으로 금식하며 기도하던 일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 전선에 유엔군이 투입되고 오키나와에서 전폭기가 떠야 하는 시간에,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결정적인 반격 시점을 놓칠 수도 있었다. 이때 교회 지도자들의 기도가 하늘의 먹구름을 거두게 하고 마지막 방어선을 지키게 했으며 인천상륙작전을 가능하게 한 하나님의 전폭기를 몰고 오지 않았던가?
▲김창범 목사. |
북핵은 도저히 풀 수 없는 악마의 덫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경주 지진을 통해 지난 날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어떻게 도우셨는가를 돌아보게 하시고, 긍휼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시니 이보다 큰 은혜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북핵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직접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드리는 민족 구원의 기도라는 것이다.
통일의 날이 다가올수록 두려움과 혼란과 어둠은 깊어지기 마련이지만, 새벽을 뚫고 떠오르는 통일의 아침 해를 바라보며 골리앗을 쓰러뜨린 성령의 돌을 기도 가운데 준비하자. 북한은 우리의 두려움이 아니라, 통일 한국을 풍요롭게 할 우리의 밥이다.
/김창범 목사(더미션로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