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을 찾고 있기에 많은 혼란을 겪는다. 이런 청소년 자녀에게 어떻게 부모의 사랑을 잘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개리 챕먼 박사는 청소년에게 다섯가지의 사랑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words of affirmation(칭찬 및 긍정적인 인정의 표현), physical touch(신체적 터치), quality time(양질의 시간), acts of service (희생하는 행동 및 모습), 그리고 gits(선물).
이번엔 양질적 시간(quality time)에 대해 생각해 보자. 먼저, 시간(time)을 통틀어 모으면 삶(life) 자체가 되기에, 십대 자녀에게 시간을 투자한다,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삶을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십대 자녀에게 전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바쁜 생활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할애하고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종전에 다룬 칭찬이나 신체적 접촉은 일시적이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시간"은 단어 그대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청소년 자녀에게 포커스를 두지 않는, 우선순위가 잘 못되어 있는 가정엔 꼭 사랑에 굶주린 자녀가 있다. 특히, 사업이나 사역에 모든 것을 걸고 뛰는 부모는 심리학자 Ross Campbell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녀에게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결국 십대 시절에 자녀가 많은 anxiety(걱정/근심)를 느끼고, 부모에게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기에 정서적, 그리고 심리적 발달에 심각한 어려움이 많다."
자, 그럼 십대 자녀에게 시간을 투자한다,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부모가 자녀와 함께 같은 공간에, 또는 곁에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빠와 아들이 함께 농구게임을 보고 있다 하더라도, 아빠가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아이는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요즘같이 다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보고 있다면, 아무리 같은 공간에 있다해도 별 의미가 없다. 같이 있을 때, 눈을 맞추고, 대화하고, ‘터치’등을 통해 아이에게 “네가 나에게 가장 소중하다”라는 부모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의 핵심이다. 그러니, 무엇을 함께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함께 하고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분리해 보자.
첫째, 좋은 대화를 나눠야한다. 대화란 일방적이어선 안된다. 부모만 말한다면 이것은 “강의 (lecture)" 또는 잔소리가 된다. 부모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하며,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얻듯이, 부모는 십대 자녀에게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이 부분에 약하다. 그 이유는, 부모는 항상 가르치고 지시해왔기에 그렇다. 허나, 부모는 십대 자녀를 더 이상 어린아이같이 다뤄선 안되다. 십대자녀에게 그의 의견이나 생각에 대해 질문하되, 따지거나 꼬치꼬치 토를 걸어서도 안되겠다. 대다수의 아이는 청소년 시절 말수가 줄어준다. 그 이유는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표현할 때 무시당하거나 부모와 말다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렇다. 이런 점을 고려해 대화의 질을 향상시키고, 무엇보다 아이로 하여금 입을 열어 대화하도록 유도하는 부모가 되자.
둘째, 대화할 땐 꼭 눈을 맞추고 집중하며 대화함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100%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을 보여주자. 다른 일을 하면서 그냥 듣는 시늉을 해선 안된다. 특히 multi-tasking을 금하고, 하던 일을 중단하고 아이와 대화하자. 만약 하고 있는 일을 중단할 수 없다면, 자녀에게 “미안하지만 한 10분 후, 엄마가 지금 하는 일을 마치고 대화하자. 그러면 좀 차분히 대화할 수 있다”라고 말하라. 이렇게 대해 주면 십대 자녀가 무시당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대화할 때 말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느끼고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말을 들을 때, "지금 저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라. 또, 아이에게 물어보기도 하라. 예를 들어, “그러니까, 지금 너는 내가 너의 스케줄을 모르고 있어서 실망했다는 말이니?” 같은 확언은 아이로 하여금 좀 더 구제척으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게 해 준다. 말은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이기에, 말 뒤에 존재하는 아이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좋은 대화의 기초라 하겠다.
추가로, 십대 자녀의 감정은 몸 자세, 즉 body language를 통해 포착할 수 있다. 아이가 주먹을 쥐고 있거나, 손을 떤다던지, 눈물을 글썽이던지, 눈썹을 찌푸리고 있던지, 눈을 마치려 하지 않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팔짱을 끼는 등의 body language를 통해 아이의 감정을 파악하라.
이렇게 십대 자녀의 감정을 먼저 이해한 뒤, 아이의 말과 body language가 동일한 표현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게 중요하다. 물론, 아이의 말이 우왕좌왕, 앞과 뒤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하고 아이의 말을 끊을 수도 있지만 그래선 안된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느낄 때까지 들어주고, 자녀의 감정과 생각을 가로막거나 끊지 말라. 즉, 부모가 더 듣고 덜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넷째, 대화 중 필요하다면 아이의 생각을 정리하는 질문을 하라. 예를 들어, "네 말은 이러 이러한 것이 틀렸다는 뜻이지?” 또는 "지금 너는 엄마가 준비한 식단이 싫다는 말이니, 아니면 배가 고프지 않다는 말이니?" 같은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부모가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내게 집중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하고, 또 부모가 잘 못 이해하고 있다면 좀 더 명확히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게 유도한다. 부모는 부모의 생각이나 반응을 일방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내가 너의 말을 다 들어 줄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거라”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다섯째, 아이의 말을 이해하고 동감하도록 노력하라. 자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과 관계를 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모는 부모 자신이 자녀의 나이였을 때를 자주 상상해봐야 한다. 동감은 아이의 입장을 100% 들어준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예: “물론 친구들과 몰에가서 쇼핑하는게 재미있겠지” 또는 “운전을 못하게 되면 무척 불편하겠지. 이해한다”라고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디 들어준다는 뜻은 아니다.
여섯째, 아이가 말을 끝낸 후, 부모가 부모의 의견을 표현한다. 특히, 아이에게 “이제 아빠가 아빠의 생각을 말해 봐도 될까”라고 정중히, 진지하게 물어보는게 좋다. 처음엔 매우 어색하고, “정말 내가 부모로서 자식에게 이렇게까지 대해 줘야 하나”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부모가 정중히 대해 주면 아이는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아이는 부모와 계속 대화하겠고, 또 어떤 아이는 부모의 입장을 무시하고 들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대화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면 (즉, 아이의 입장이 부모에게 전달된 후 아이가 부모의 생각이나 입장을 무시한다면) 결국 대화를 끊은 이가 자녀이기에 부모의 최종 결정에 항의할 수 없다. 허나,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고, 앞으로 더 많은 대화를 끌어내는 기반이게 부모가 한 걸음 물러나서 십대 자녀와 대화하는게 중요하다.
십대 자녀를 잘 이해하고 사랑해 주기가 쉽지않다. 하지만, 시간과 함께 십대 자녀도 성숙해질 것이기에 소망을 갖고, 인내하며, 시간과 대화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