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상처를 주는 현상들은 셀 수 없이 많으나, 상처의 본질은 무력감과 좌절감, 분노, 그리고 반항심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생기는 감정은 고통, 수치심, 그리고 두려움이다. 또한 과거의 경험과 환경은 상처의 씨앗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 상황과 정도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상처를 다스리고 해결해 나가는 보다 객관적인 방법은 존재한다.
가장 먼저 상처 받았음을 시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욕감, 수치심, 고통도 함께 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억눌리고 부인된 감정은 계속 마음에 남아 나 자신과 대립하게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억눌린 감정과 상처는 저절로 치유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두 번째, 자기 인생의 해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내 인생의 해답을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하려 하는 순간, 그 대체물은 중독의 대상이 되기 쉽다. 그 대상은 약물과 알코올뿐만이 아니라 지극히 건강해 보이는 일, 건강, 가정 혹은 인간관계가 될 수도 있다. 상처의 도피처는 집착의 대상이 되기 쉽상이며 그것은 우리의 우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 번째, 관계를 끊지 말고 거리를 두라는 것이다. 관계를 끊어버림으로 상처를 끝내려고 하는 시도는 오히려 자신의 상처를 미해결 과제로 놓아두게 되는 실수를 범하게 만든다. 물론 끊는 것이 바람직한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갈등과 상처가 생길 때마다 습관적으로 관계를 끊어 내는 것으로 해결책을 삼는 사람들의 경우, 관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보다 상처에 대한 저항력과 상처 회복의 탄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그 상황에서 한 발 물러나 다른 각도에서 방금 일어난 일을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상대를 욕하고 미워할 수 있지만, 그 감정에 휘둘려 지배당하지 않는다면 순간적인 흥분은 곧 가라앉는다. 타인을 향한 마음을 닫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어긋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독이 될 수 밖에 없다.
네 번째,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해야 한다. 자존감은 상처 치유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하다.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권리를 남에게 던져주지 말고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 안에서 발견해야 우리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다섯 번째, 비판은 좋은 선물로 받아들여 보도록 하자. 우리가 충고나 비판을 할 때는 언제나 신중해야 할 것이며, 충고나 비판을 듣는 입장에 서게 될 때는 그 말을 선물로 받아들이길 권한다. 비판이나 충고는 우리가 상처받기 쉬운 사람인지, 자존감이 약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고 묵은 상처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비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비판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차이는 각자의 인생에서 극명하게 다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여섯 번째, 화가 났음을 상대에게 알리는 것이다. 화가 커지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앙갚음을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복수의 화살은 결국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내가 화가 나 있는 상태와 이유에 대해 상대에게 알리는 쪽을 택하도록 하자.
일곱 번째, 처벌은 분노를 차갑게 식힌 후에 하도록 한다. 분노가 극에 달한 시점에서 처벌을 내리면 그가 잘못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위험이 있다. 특히 자녀를 대할 때, 부모의 권위를 이용해 거르지 않고 화를 낸 후 다시 자녀에게 사과하는 부모들이 있다. 권위도 교육도 일어날 리 만무하다.
마지막으로 의식적인 호흡과 말씀 묵상을 활용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신체적 정신적 경직을 해소하는 일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계속해서 상처 주는 상황에 노출되면, 결국에는 만성적인 근육의 긴장, 호흡곤란, 담석증뿐만 아니라 심장마비나 면역력 약화 같은 훨씬 더 심각한 신체적 문제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때 심호흡이 필요하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과정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상황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되며,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힘을 키워 준다. 숨을 들이쉴 때 내 몸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숨을 내쉴 때 내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순간 순간에 의식을 집중시킨다. 그 다음에는 순환호흡으로 넘어간다. 몸의 긴장을 풀고 균일한 간격으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쉬면서 곧바로 다시 들이마신다. 들숨과 날숨 사이에는 끊어짐이 없어야 하며, 30초 간격으로 들이쉬고 내쉬며 몸과 정신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집중한다. 이 연습을 자주하면 느닷없이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혼란을 겪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공격을 물리칠 검과 방패가 되는 말씀이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최고의 무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예수님이 이루셨던 구원의 성취는 거절을 통해서였음을 기억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길 감히 바란다. 지금도 삶의 순간 순간 주님의 권위와 주권을 거절함으로 성령님께 상처를 주는 우리의 모습 앞에 솔직해짐으로, 내가 주는 상처에 지나치게 관대하며, 받는 상처에 극도로 예민한 자리에서 돌이켜 나올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