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테러를 보면서, 인간성이 점점 더 악해지고 황폐화 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결심하시던 주님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고통스런 죽음을 예감하시며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시던 주님의 심정은 어떠셨을까 상상해봅니다. 아마도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는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인간성을 생각하면 정말 사랑받을 자격없는 죄인이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긍휼과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아시는 예수님이 아버지의 측은지심에 순종하기로 결심하신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인간이 위대해서도 아니고, 똑똑해서가 아니라, 불쌍했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죽을 날을 받아 놓은 시한부 인생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내가 그토록 사랑받을 자격없는 죄인인가를 인식하느냐?' 하는 것이지요. 자신이 십자가에 달려 벌써 죽었어야 할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소경 거지 바디매오는 길을 지나가시던 예수님께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크게 소리질렀습니다(막10:47-48)우리 가운데 하나님 앞에 나와 크게 소리 지르며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라고 목 놓아 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드려야 할 가장 시급한 기도는 바로 긍휼을 바라는 기도가 아닐까요?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으로부터 죄 사함을 받았습니까? 선한 것이 하나도 없는 우리가 용서받을 자격이 있었습니까? 구원받아 천국에 갈 만한 인격이 되나요? 큰 수술을 받아 생명을 10년만 연장할 수있어도 그 비용이 얼마나 듭니까? 그런데 우리는 돈 한 푼 지불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모든 은총은 우리에게 받을 만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선하심 때문 아닐까요?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의 종들 가운데, 이 사람 사역은 정말 힘들었겠다고 늘 느끼는 분이 있습니다. 호세아 선지자입니다. "이 땅에는 진실도 없고, 사랑도 없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저주와 사기와 살인과 도둑질과 간음뿐이다."(호4:1-2)라고 하나님께서 진단하신 바로 그시대에, 호세아 선지자는 <그 여인을 사랑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 여인을 사랑하라니요? 남편을 떠나 외간남자와 놀아나는 아내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람 나서 가출한 고멜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하는 운명.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불이 타고 있습니다. 산불이 나서 온 산과 들을 다 태우듯, 하나님의 심정은 그렇게 타 들어가고 있었는데, 호세아는 자신의 삶으로 그러한 하나님의 심정을 대변해야 했습니다. 나 때문에 하나님 속이 그렇게 까맣게 타들어갔겠구나~. 나 때문에 누군가 애타는 심정으로 기도했겠구나~. 나 때문에 공동체의 화목이 깨질까 봐, 누군가 하나님 앞에 나와 두 손 모으고 부르짖었겠구나~.'라고 우리는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해 준 그 사랑 덕분에,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긍휼히 여김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해서 괴로워합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내가 너를 불쌍히 여긴 것처럼,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겼어야 할 것이 아니냐?"(마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