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간의 짧은 한국 방문에서 느낀 점이 많았는데, 하루 하루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들이었습니다. 단 한 가지 마음 아프고 안타까웠던 점은 '한국 교회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몇 사람들의 의견만으로 한국 교회 전체를 속단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의 비판보다 내부로부터 겪고 있는 갈등이 심각했습니다. 목회자들은 건강한 공동체,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선교하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에서 한국교회는 가장 주목을 받을 만큼 성장했습니다. 교파와 교단을 가리지 않고,가장 큰 교회가 모두 한국에 있을 만큼 대형화 되었고, 신학적으로도, 선교적 영향력 면에서도 한국교회는 미국 교회 다음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 여러 신학자들이 한국 교회를 우려하고 걱정했던 일들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사실입니다. 한국교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스스로 반성하고 회개하는 일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지 못했던 제 자신의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이민 목회에만 초점을 두고 달려왔기에 한국 교회는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지방 도로를 달릴 때 곧게 잘 정비된 도로, 어느 곳을 가든지 산책하기 좋은 공원들,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둘레 길과 자전거 도로, 높게 지어진 아파트들과 고층 빌딩들, 서울 시내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었던 외국인 관광객. 제 눈에 비친 한국은 그랬습니다. 한국 교회가 국민들에게 영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투명하고 정직한 운영으로 신뢰를 받으며, 공부에 지치고 취업준비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울적한 마음으로 성경을 묵상할 때에, 오빠 나사로의 죽음으로 눈물을 흘리던 마리아가 생각났습니다.
(요한복음11장). 마리아는 예수님을 사랑했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구세주)라고 믿었지만, 그 믿음은 연약하여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오빠가 살아 있어 투병할 때에 예수님이 오셔서 치료해주었어야지, 죽은 다음에야 소용이 없다는 체념상태에 있었던 것이지요. 마리아는 낙심과 슬픔의 감정으로 울었지만, 주님은 이러한 우리의 연약한 믿음을 보시고 안타까우셔서 우셨습니다(요11:35). 주님은 마리아를 만나기 전에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셨습니다. "내가 거기에 있지 않은 것이 너희를 위해서 도리어 잘 된 일이므로, 기쁘게 생각한다. 이 일로 말미암아 너희가 믿게 될 것이다."(요11:15)
주님은 우리의 감정을 이해하시고 공감하시되, 우리의 믿음이 부족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까우셨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아픔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낙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여전히 사람이 아니라 주님이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주님의 사랑이 식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꿈입니다. 우리 때문에 주님께서 다시 눈물 흘리시지 않도록, 우리가 주님의 기쁨이 되고 자랑이 되도록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