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당국이 최근 '마지막 순교 선교사'로 알려진 17세기 이탈리아 가톨릭 사제의 유해를 확인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와세다대학교 아키오 타니가와(Akio Tanigawa) 교수는 "해외 선교사의 유골에 거의 근접한 것을 발견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일본 기독교 역사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예수회 소속이었던 지오바니 바티스타 시도티(Giovanni Battista Sidotti) 사제의 유골은 2014년 4월 기독교 유적지를 발굴하던 중에 발견됐다. 그러나 4일 DNA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 유골이 그의 것인지 확실치 않았다.
바티칸 라디오에 따르면, 시도티 선교사는 1668년 시실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기독교 순교자들의 이야기에 크게 감명을 받고, 에도 시대 일본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다. 당시 일본에서 기독교는 서양 문물로 인식되어 배척을 받았다.
1708년 일본에 도착한 그는 사무라이로 변장을 시도했으나, 곧 일본 관리들에게 발각되어 옥살이를 했다. 일본의 학자 아라이 하쿠세키는 그를 심문하여 얻은 지식으로 '서양 기문'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그는 관리들을 설득해 가톨릭 선교사들을 죽이는 대신 추방하도록 했다.
보도에 의하면, 시도티 사제는 자신의 가이드를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려 했다가 구덩이에 던져졌고, 그곳에서 굶어 죽었다. 150년 전 그의 삶을 다룬 책이 발견되기 전까지, 아무도 그의 죽음에 대해 알지 못했다.
시도티의 삶을 다룬 도모코 후루이(Tomoko Furui) 작가는 이번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본과 이탈리아 사람들이 시도티가 당시 일본으로 건너올 수 있었던 용기가 가진 의미를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 및 주거센터인 분쿄 와드(Bunkyo Ward) 관리자는 "관계자들이 이번 결과를 매우 확신하고 있다"면서 유해를 이탈리아로 수송할 계획도 있음을 전했다. 그는 "만약 그의 이탈리아로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있다면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했다.
CIA팩트북에 따르면, 일본 전체 인구 약 1억 2,600만 명 중 기독교인은 1.5%에 불구하며, 그 외 대부분은 신도나 불교를 믿는다.
바티칸은 16세기 기독교인 사무라이였던 타카야마 우콘(Takayama Ukon)을 비롯해 일본 선교를 위해 순교한 일부 기독교인들의 희생을 인식하고 이를 기렸다. 올해 초 우콘(Ukon)은 로마가톨릭이 시복한 첫 일본 현지인 선교사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