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가 하나되자'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왔습니다.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말인데, 지금까지 깜깜무소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유일하신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가 벌써 130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유럽이나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는 기독교 역사가 깊은데도 교단이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많은 교단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서글퍼 옵니다. 이 모두가 대한민국의 국민성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우리의 계파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옛 우리 조상들의 '당파싸움'이라는 뿌리 깊은 악습이 오늘날에도 이어져 옵니다. 모든 곳에서 계파 간의 치열한 싸움으로 원래의 목적은 사라져 버린 채 앙금만 남아, 이웃을 포용하려 하지도 않으며 내 중심에서 모든 것을 하려 합니다.
심지어 당회원들 중에서도 이웃 교단들에 대해 잘 몰라서, 멀쩡한 교회를 이단으로 몰아세우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간혹 목격합니다. 자신의 생각만으로 남을 함부로 판단하는 셈이지요. 당회원쯤 되시면, 다른 교단에 대한 공부도 좀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조건 내 교단 외에는 모두 이단 취급을 하고 있으니, 그래 가지고 어떻게 성도 앞에 나와 섬길 수 있겠습니까? 제발 교회 지도자들께서는 공부를 좀 하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너무 황당한 말을 하고, 해도해도 너무하는 지도자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로교회에는 대표적으로 고신, 통합, 합동(가나다 순)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교단들이 있지만 예를 들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우리 장로교는 고신과 통합, 합동의 좋은 점만을 취해 하나로 묶으면 어떨까요.
그리고 순복음교회, 침례교회, 성결교회, 구세군교회 등의 좋은 점을 하나로 묶어, 말씀으로 시작하여 각종 법규를 하나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교회와 교단은 다르지만, 말씀과 법만은 모두 하나로 묶는다면 얼마나 귀한 일이겠습니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모든 교단들을 통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교단만 옳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먼저 서로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초대교회의 역사를 되새기며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분명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서로 내 교단이 옳다, 네 교단이 틀렸다 하는 식의 소모전도 사라지고, 비신자들도 기독교를 다시 보지 않겠습니까?
우리 교인들은 날마다 주님의 삶을 닮아 가려고 애쓰며 전도하는데, 교단 지도자들은 잘못된 권력 싸움을 지속하니, 주님께서 지금도 한탄하고 계심을 모르시나요?
말씀을 전할 때만은 늘 나를 내려놓는다고,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겸손한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어째 실천은 하지 못하시는지요.
분명 하나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주님께서 옆에 앉아 계시다고 생각해 보시면 자연적으로 해결되리라 봅니다. 정말 주님을 뜨겁게 사랑한다면, 지금의 작태를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분이신데 교파는 너무 많은 것을 볼 때, 주님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평신도를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제발 기득권과 권력을 내려놓아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이 땅에서 주님의 복음을 위해 고난을 당하며 순교를 불사하신 믿음의 선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하게 주님의 사역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분들은 죽음으로 보여 주셨지만, 오늘의 지도자들께서는 '살아서 순교하는 방법'을 기도하시면서 품어 보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살아서 순교한다는 것'은 바로 내가 숨 쉬는 순간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는, 영적 삶이 살아 숨 쉬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오직 성도와 믿지 않는 자들에게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데 헌신하는 것입니다.
계파 정치도 몰아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편이 없어야 합니다. 오직 주님의 편이지요. 특히 교회 안에서도 편 가르기가 많이 나타납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성도에게는 매몰차게 대하고, 아부하는 성도에게만 권한을 줍니다. 하지만 교회의 모든 성도는 주님 안에서 하나입니다. 그것도 모르시는 분들이 지도자 자리를 꿰차고 있으니, 교회 안에 늘 갈등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교회에서는 이단을 제외한 모든 교단과 계파가 하나로 묶여야 합니다. 말씀 안에서 모든 것이 하나된다면,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말씀드렸듯 각 교단들이 하나되기 전에, 우선 말씀 안에서 모든 법규나 윤리 등을 하나로 묶어 서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한국 기독교는 날로날로 부흥하고 성장할 것입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