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해로운가 이로운가 -소금의 역설과 아이러니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소금
최근 미국이나 국내에서는 '소금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 당국과 소비자 단체, 의료계가 소금의 유해성을 알리면서, 식품업체들이 제품에 소금 첨가량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미국인이 섭취하는 소금량을 줄이기 위해 가공식품의 소금 허용량을 제한할 방침을 밝히고, 업계의 자발적인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뉴욕시는 전국적인 소금 섭취량 줄이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스타벅스와 서브웨이 등 16개 식품업체가 5년간 자사 제품에서 자발적으로 소금 첨가량을 25% 줄이는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3월 식음료가공업체인 크래프트도 북미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소금 첨가량을 앞으로 2년간 10%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밖에 하인즈와 펩시코 등 유명 식음료 업체들도 '소금 줄이기 전쟁'에 동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렇게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문제는 의료계의 현안이 된 지 오래다. 2011년 미국 의학원(Institute of Medicine)은 FDA에 새로운 소금 섭취 기준을 정하고 가공식품과 식당의 소금 사용량을 제한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을 현재 3천400㎎(1.5티스푼)에서 권장 소비량인 2천300㎎(약 1티스푼)으로 줄이면 매년 10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편집자인 제인 헤니 신시내티대 교수는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문제에 40년간 매달려왔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소금 섭취를 적정한 수준으로 줄이면 개인 건강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국가 전체의 건강보험 비용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금은 정말 그렇게 해로운가? -소금에 대한 변명
이 내용만 보면 소금이 참 나쁜 음식처럼 느껴진다. 정말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소금은 오랫동안 인류가 사용해 온 음식이요 치료제였다. 소금은 음식물의 맛을 낼 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 속에서 살균제와 해독제 그리고 방부제(防腐劑)로 요긴하게 사용되어 온 물질이다. 소금은 금과 같은 무게로 교환되기도 했던 귀중품이었다. 지금도 일부 문화권에서는 소금광산이 금광과 동의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소금이 좋은 것이나 소금도 만일 그 맛을 잃었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눅 14:34),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고 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은 소금이 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소금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소금이 되어라'가 아니라 '소금으로서의 바른 역할을 하라'고 강조하셨던 것이다.
우리가 늘 먹는 소금이 정말 쓸데없다면, 하나님께서 먹으라고 주셨을 리가 없을 것이다. 소금은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금의 선한 작용을 해야 한다. 소금은 하나님께서 주신 아주 중요한 보충식품이다. 다만 어떤 음식이나 약이 그렇듯, 소금도 과량 섭취하면 당연히 안 된다. 염장 김치와 젓갈, 국물 섭취가 많은 우리 민족에게는 소금 섭취량이 조금 지나치기는 하다. 하지만 소금이 늘 필요악처럼 취급되기에, 여기서는 소금을 위한 변명을 조금 해보고자 한다.
소금의 유익한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1. 소금은 몸의 수분 함량을 조절한다. 소금은 칼륨과 더불어 체내의 물의 수분 함량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는 세포와 세포 밖의 수분 함량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칼륨과 소금은 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2. 물과 소금은 어떤 이뇨제보다도 장기 복용이 가능한 안전한 음식이다. 소금은 물과 함께 체내의 과도한 산을 씻어내어 신장을 통해 배출한다.
3. 소금은 강력한 천연 항히스타민제이다. 천식에도 소금은 유효하다.
4. 소금은 정서 장애나 반사 장애의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며,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리듐의 대체물질이기도 하다.
5. 소금은 암의 예방과 치료에도 필요하다. 암세포는 산소에 의해 죽는다. 즉 암세포는 혐기적(嫌氣的) 조건을 좋아한다. 암세포는 무기성 유기체로서,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우리 몸에 소금과 물이 잘 수화되어 조화를 이룰 때, 혈액의 순환은 촉진되고 혈액 속 면역 세포들은 활성화되며 산소가 암세포에까지 닿게 되어 암을 억제한다. 물과 소금이 부족하면 암에 불리하다. 바짝 마른 사람이 암에 불리한 여러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것이다. 물과 소금과 적절한 에너지를 공급하여 암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암 환자가 잘 먹고 좋은 환경에서 유산소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6. 염분 섭취가 적으면 심장의 박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방광의 통제력이 부족한 요실금도 올 수 있다. 심장은 하루도 쉬지 않고 혈액을 펌프질하여 평생 수억 번 체내에 공급하는데, 이 심장 근육에도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 소금이 없다면 근육 기능이 불안해진다. 신장도 마찬가지다. 체내 염분이 부족하면 신장은 소변 속 염분을 한 번 더 흡수하여 체내로 돌려보내게 된다. 이때 소변의 양은 줄고 체내의 노폐물 또한 배출되지 않아 독소가 쌓인다.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신진대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소화 기능도 떨어지고, 근육이 수축돼 딱딱해지는 데다가 권태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소금이 무익한 것이 아니라, 이를 적당량 섭취하면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원활해진다.
7. 소금은 수면 조절에도 필요하다. 적당량의 소금은 물과 더불어 천연 수면제다.
8. 소금은 당뇨 조절에도 필요하다. 물론 무염(無鹽)이 아닌 소염(小鹽)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9. 해산물 섭취가 불가능한 산악 지역이나 내륙 지역 사람들에게, 천연 소금은 요오드(I) 섭취를 도와 갑상선 질환을 막아 주는 중요한 식품이다(단 요오드가 풍부하지는 않음). 갑상선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천연 소금 외에 미역, 김 등과 같은 해산물 섭취가 중요하다! 바다에 접하지 않은 산악 지역의 경우 해산물 섭취가 부족할 경우 천연 소금까지 공급되지 않으면 갑상선 질환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노출되는 위험이 급격하게 증진된다.
10. 소금은 극심한 통풍과 통풍성 관절염 예방에 필요하다.
11. 천연 소금에는 몸에 필요한 약 80여 가지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생명의 몸은 본래 흙에서 왔다. 실험실에서 분석해 보면 육체적 생명과 흙 성분은 사실 별 차이가 없다. 하나님께서 창조 섭리 속에 천연 소금에 넣어 두신 다양한 미네랄이 우리 몸의 대사와 유지를 돕는다.
12. 주스만 마시면 몸의 체액 균형을 위해 적당량의 소금 섭취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 속에 생화학적 향상성을 유지하고 있다. 소금은 체내에서 삼투압을 통해 체액 균형을 이루게 한다. 만일 주스를 마실 경우 우리 몸에는 특정 물질의 과도한 공급으로 인한 수분 부족과 염분 불균형에 의한 과도한 갈증이나, 반대로 세포와 세포 사이에 수분이 많아져 부종이 오는 경우가 생긴다. 이것은 신체가 체액 균형을 위해 오히려 수분 속 알카리성(염분)을 붙잡으려고 소변 배출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염분은 수분을 적당히 조절하여 신체가 산성이나 알카리성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고, 영양분을 잘 흡수·저장하게 한다. 체액에 녹아 있는 0.9%의 소금이 바로 체액을 7.33의 약알카리성으로 균형 있게 유지하는 비결이다. 천연 그대로의 과일과 달리, 진한 주스는 이렇게 우리 몸의 균형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과도한 소금 섭취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과도한 것이 문제라면 주스를 과도하게 마셔도 좋을 것은 없다. 소금을 참 나쁜 물질로 취급하는 편견은 없었으면 한다. 문제는 우리 민족이 사실 김치, 젓갈류, 국물을 즐기는 섭생의 특징들로 인해 조금 소금 섭취가 많기는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공된 소금들이 천연 소금의 장점들을 상쇄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변명을 하자면, 그렇다고 우리 민족의 평균 수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짧지 않다는 것은 위로가 된다. 다만 좀 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좋은 소금을 먹고, 그 양을 약간 조절하자는 것이다. 감사한 것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좋은 갯벌이 많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좋은 소금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가진 나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천연 소금을 감사하게 여기고 적당하게 절제하며 즐기는 지혜를 발휘하자.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www.kictnet.net)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