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사탄의 유혹을 받아 죄를 범한 인생에게 어려움의 그림자가 몰려왔습니다. 눈이 열려서 처음으로 얻은 것은 자신이 벗고 있다는 수치감이었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어설픈 치마를 만들어 입었습니다. 죄의 증상은 수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범죄한 인류 최초의 부모는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들은 두려움으로 하나님의 낯을 피하기 위하여 나무 사이에 숨습니다.
죄로 인하여 손상을 입은 것은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만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여지없이 파손되고 맙니다. 아담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여자로 인하여 범죄하였다고 말합니다. 여자는 뱀이 꾀어서 그렇게 하였다고 말합니다. 아무도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담의 범죄는 하나님과 여자 때문이요, 여자의 범죄는 뱀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수치심과 두려움에 더하여 무책임한 모습이 범죄의 결과입니다.
그 위에 하나님은 저주를 더하십니다. 유혹의 도구로 사용된 뱀은 배로 기어 다니는 저주를 받고, 이브를 매혹시켰던 뱀은 여인과 친구가 아니라 원수가 될 것이라 선언합니다. 아담에게 악한 선택을 하도록 인도한 이브는 남편의 인도자가 아니라 남편에게 지배를 받는 위치에 처하고 남편을 사모하면서 살 것이라 선언합니다. 인류의 대표로서 하나님에게 반역한 아담은 이제 자연의 반역을 경험하여 가시나무와 엉겅퀴를 헤치고 땀을 흘려 노동을 할 것을 명령받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에 대한 거역의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결정적인 심판은 죽음입니다. 죽음은 인류에게 본래적으로 주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범죄한 사람들 모두는, 즉 아담과 이브처럼 그 사이에서 날 모든 후손까지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죽음은 분리입니다. 영혼과 육체의 분리가 “육체의 죽음”입니다. 더구나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교제의 단절을 “영적인 죽음”이라고 합니다. 이제 인간은 이러한 죽음의 영향력 아래에서 살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에 짐승을 죽여서 가죽옷을 지어 입혀 인간의 부끄러움을 감추십니다. 범죄한 인간이 죄를 용서받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자신을 대신하여 죽어지는 무죄한 동물입니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에게 짐승의 가죽옷을 지어 입히십니다. 하나님은 조상들에게 또한 제사법을 가르쳐줍니다.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 9:22).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저주이지만, 그러나 추하게 병들고 건강을 상실한 모습으로 영생하지 않도록 한 것은 하나님의 갱신과 회복을 향한 배려입니다.
하나님은 죄가 시작된 지점인 여인에게 “여인의 후손”이 오리라고 예언합니다. 그리고 뱀의 후손과 여인의 후손이 싸워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 예언하십니다. 하나님의 회복의 은총은 여인의 후손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응전은 사탄의 도전을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