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기독교인 판사가 동성 커플의 입양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이유로 면직당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리처드 페이지(Richard Page JP·69) 판사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판사로서 나의 책임은 '아이들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입양한 부모가 '남성과 여성'일 때가 (아이들에게) 더욱 나을 것이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페이지 판사는 지난 2014년 "동성 커플이 입양을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최선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별도의 훈련 과정을 밟아야 했다. 이후 그는 복직됐으나, 당시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번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영국 사법부는 방송 내용을 문제 삼아 그를 다시 면직 처리했다. 영국 사법품행조사위원회(Judicial Conduct Investigations Office) 대변인은 "대법관과 수석재판관은 '페이지 판사가 TV에서 말한 내용이, 합리적인 사람들에게 동성애자들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이 사안이 매우 심각하며 판사의 평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대변인은 "2014년 대법관과 수석재판관은 가정법원에서 열린 청문회 도중 '증거가 아닌 종교적 신념이 페이지 판사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그를 문책했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통과된 입양및아동법(Adoption and Children Act)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라고 밝힌 이들은 영국에서 합법적인 입양이 가능하다. 이후 기독교인 판사들이 동성애자 커플의 입양을 반대할 때마다 소송을 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