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규 목사의 피살을 정부가 공식 확인함에 따라 26일 오전부터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종교계 지도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피랍자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며 “생명의 문제 앞에서는 종교와 교파를 떠나 모두가 함께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일치위원회 홍창진 신부는 “이번 사건이 교황에게 보고되었으며 곧 교황의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며 “한 생명이 천하보다 더 귀하다는 말씀을 따라 이번 사건에 적극 협조하며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이자 KNCC 前 총무 백도웅 목사는 “이번 봉사활동이 선한 목적으로 이뤄진 일이었지만,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수고를 끼치게 되어 심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 목사는 “아울러 이웃 종교의 대표들께서 찾아오셔서 함께 고통을 짊어져 주신 점에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불교 김대성 교무는 “배형규 목사가 피살됐다는 보도를 듣고 비탄을 금치 못했다”며 “하루 빨리 피랍자들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 함께 선한 일을 도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종 협상시한인 26일 오전 5시 30분(한국시간)을 넘긴 11시 아직 협상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피랍자 가족들은 초조와 불안 속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으며 배형규 목사의 피살이 확실시되자 큰 슬픔에 빠졌다. 현재 가족들은 낭보와 비보 사이에서 가슴을 졸이며 계속 언론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