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측이 제시한 최종 협상시한인 26일 오전 5시 30분이 11시간 가량 지난 가운데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에 모여 있는 피랍자 가족들이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장관, 아프가니스탄 대사와 미국 대통령 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오후 4시 20분경 발표했다.

발표 현장에는 호소문을 낭독하는 제미숙 씨(제창희 씨 누나)를 중심으로 총 17명의 가족들이 함께했다. 가족들은 호소문 낭독 전에는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호소문 중 故 배형규 목사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호소문을 통해 가족들은 피랍자들이 봉사를 위해 아프간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려 달라. 그들이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배 목사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 가족들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불안과 공포가 커져가고 있다고 밝히며 무사 석방을 촉구했다.

호소문 낭독 이후 가족들은 심경을 밝혔다. 김경자 씨(이선영 씨 어머니)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자식을 돌려보내 달라”고 절규했고, 김은주 씨(이영경 씨 어머니)는 “우리 딸이 피랍자들 중 가장 어리다. 내년에는 졸업반이라 마지막 봉사활동이라고 말하고 간 것이다. 위험한데 왜 가느냐고 말렸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했는데…”라며 울먹였다.

피랍자 가족들은 현재 초조한 심경으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