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바인온누리교회(담당목사 권혁빈·17200 Jamboree Rd., Irvine)는 주일학교 학생 포함 2,200여 명의 성도가 행복한 믿음생활을 하고 있는 영혼의 ‘물 댄 동산’이다. 2003년 탄생한 이 교회는 예배공동체, 성령공동체, 선교공동체라는 푯대를 향해 12년을 부지런히 달려오면서 남부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인 한인교회 중 하나로 성장, 이민의 광야길을 걸어가는 곤고한 한인들에게 영적인 쉼과 재충전을 선사하고 있다.

권혁빈 담당목사
(Photo : 기독일보) 권혁빈 담당목사가 얼바인온누리교회의 여러 사역들을 소개하고 있다.

권혁빈 담당목사는 “2012년 1월 이곳에 부임해 5년째로 접어든다. 이민목회를 어느 정도 파악한 만큼 10년 앞을 내다보며 사역하려 한다”며 “장기 목표가 없이는 제대로 목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 공동체의 선장인 권혁빈 목사의 타이틀이 담당목사인 것은 이 교회가 한국 온누리교회(담임목사 이재훈)의 해외 비전교회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전교회들은 인사권은 본교회가 갖고 있지만 재정, 목회 등은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담당목사들은 1년에 두 차례 한국에 모여 본교회와 소통하고 목회적 격려와 지원을 받는다.

“일부에서 이같은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목회 프로그램 등 온누리의 강점을 잘 접목시키면 이민교회의 보편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풀러신학대학원의 한 교수님도 이민교회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지요.”

2,200여 교인들의 신앙공동체 우뚝
차세대 세우려고 교육 체제 전면개편
3부 예배 본질 중심으로 바꿔 큰 반향
선교 외 로컬 라티노교회 섬김 사역도

이 교회의 사역은 창립 10주년 때 선포한 비전인 ‘Acts 29 NOW’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사도행전 29장의 역사를 지금 우리가 써내려가자”는 뜻의 이 비전은 Next generation(다음세대), Outreach(선교), Wave(시대적인 영향력) 세 가지를 축으로 한다.

이 교회의 눈은 무엇보다 현재가 아닌 미래, 즉 다음 세대를 향하고 있다. 자녀들을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주인공으로 우뚝 세우기 위해 3년 전 목회자와 평신도들로 구성된 차세대위원회를 만들어 오랜 리서치와 탐방, 시도,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얼마 전 교회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한 것이 그것이다.

신앙교육을 교회에만 맡겨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기에 학부모들을 태아에서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자녀와 연령별로 나누어 그룹을 지어주고 각 단계별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도록 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1박2일 여행, 엄마와 아들 또는 아빠와 딸과의 만남 등을 통해 세대간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한 예다.

온누리의 DNA라고 할 수 있는 선교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회는 성도들을 새해 첫째와 둘째 주일에 선교헌금을 작정하고 선교 프로그램에 동참함으로써 받은 복을 유통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고 있다. 그동안 중남미의 선교지에 많은 관심을 쏟아온 가운데 최근에는 어려운 남가주의 라티노 교회들을 섬기는 일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OC에서 프레즈노에 이르는 지역에서 사역하는 목회자 및 평신도 리더들을 초청해 온종일 지극정성으로 섬기며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그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QT, 일대일 양육, 대학생 및 청년 사역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권 목사는 “한인교회들이 미국이 곧 선교지임을 인식하고 합력해 이땅에 다시 부흥을 일으키는 주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비도 많이 들고 신분문제 때문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기는 해외선교에만 치중하지 말고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다양한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을 선교 대상으로 삼는 식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저희 교회 가까이에 있는 UC어바인만 해도 매년 수천명의 신입생들이 선교지에서 오고 있습니다. 중국, 아랍국가 등 현지에서는 복음을 전하기가 어려운 나라들이지요. 게다가 학생들이 계속 바뀝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해 온 교내 선교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려고 합니다.”

시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교회들과 성도를 만들기 위한 비전도 갈수록 구체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변의 어려운 교회 목회자들을 돕고 창조과학 탐사여행 등을 진행했지만 이민교회 목회자들을 섬기기 위한 컨퍼런스도 기획 중이다. 참석자들에게 온누리 시스템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주류사회의 좋은 목사와 신학자들의 강의를 듣고 이민목회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다.

10주 과정의 기독교세계관학교를 열어 이 세대를 본받지 않는 성도들을 길러내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강의, 독서, 발표, 토론 등을 통해 성경적인 시각으로 교육, 정치, 경제 등을 바라보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IS와 중동문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얼바인온누리교회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3부 예배를 최근 완전히 바꾸었다. 1년간의 연구와 준비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시대와 문화가 달라졌으니 새로운 형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초의 생각이었어요. 초신자들과 젊은이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그런데 고민하면 할수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배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결론이 명확해졌지요. 결국, 예배란 하나님과의 만남이므로 거기에 꼭 필요한 것은 넣고 아닌 것은 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 결과 주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며 그분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기로 다짐하면서 자리에서 나아와 참여하는 성찬식, 모두 일어나 함께 하는 성경봉독, 세상을 향한 크리스천의 선언격인 사도신경을 눈 뜨고 크게 낭송하는 순서, 설교 후 15~20분 동안 조명과 영상을 끈 상태에서 기도와 찬양을 하는 시간, 영상 간증, 성도간의 교제 등이 남았다.

한 사람도 관객으로 남지 않고 모두가 진정한 예배자로서 하나님 존전에 나아가도록 돕 기 위해서였다. 권 목사는 “한 시간 반 동안 많이 일어났다 앉았다 해야 하는 불편한 예배인데도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철저히 평신도가 중심이 되는 예배다. 본질, 참여, 자유 세 가지 컨셉으로 드려지기에 떡과 포도주도 주님을 영접한 사람에 한해 자유롭게 받고 설교 후 기도시간에 일어서거나 무릎을 꿇거나 강단 앞에 나오는 것도 각자 원하는 대로 한다. 통성기도를 큰 목소리로 하거나 조용히 하는 것 역시 개인의 선택이다”라고 했다.

이 교회는 연례 여성 컨퍼런스인 ‘마리아행전’을 개최하고 목요 여성예배도 갖고 있다.

한편 권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M.Div.)과 버밍햄대학교(M.A.)를 거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종교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교에서 7년간 교수생활을 했다. 영성과 지성, 실천적 신앙을 갖춘 목회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는 마태복음 6장33절을 나침반 삼아 이민목회의 거친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고 있다.

문의: (949)261-9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