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대 남가주한목사회장에 취임한 엄규서 목사는 “훌률한 임역원들과 하나 되어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49대 남가주한목사회장에 취임한 엄규서 목사는 “훌률한 임역원들과 하나 되어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 혼자 힘으로 목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엘리야 김 수석부회장(나눔과섬김의교회)을 비롯, 16명의 부회장, 총무, 서기, 회계, 분과위원장 등 유능하신 임역원들과 한마음 되어 모든 일을 함께 하겠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총회에서 남가주한인목사회 제49대 회장에 당선돼 지난 13일 취임한 엄규서 목사(윌셔크리스천교회)는 함께 가는 길의 소중함과 하나됨을 이루는 일의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2007년 김재연 전 회장 시절부터 이 단체에서 연합사역의 꿈을 펼쳐온 엄 회장은 최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목사회는 본질적으로 회원인 목사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친선 도모를 돕기 존재하는 단체”라며 “주님을 위해 이민목회 현장에서 기꺼이 고생을 감내하는 그분들을 잘 섬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임 회장들의 좋은 사업 계승하면서
무료 결혼식 등 새로운 행사도 추진
한인축제 참여 통해서 장학기금 모금
“어려운 회원 찾아가는 단체 만들 것”

이를 위해 16명의 부회장을 영입했다. 모두가 소정의 발전기금을 내고 자원해서 동참한 이들로, 엄 회장에 따르면 ‘모든 면에서 부족한 회장을 위해 하나님께서 붙여 주신’ 섬김이들이다. 혼자 일하는 탁월한 리더보다 함께 일하는 좀 모자라는 리더가 낫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이번 회기를 시작하면서 새삼 느낀 것은 목사회가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선한 일에 힘쓴다면 협력자들은 반드시 나온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임역원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모든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에 따르면 부회장들은 행정, 재정, 구제, 선교 등으로 명확하게 업무를 분담해 소속된 50명에 가까운 분과위원장들과 더불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분과위원장들도 열악한 목사회 재정에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그는 “과도한 부담(현행 발전기금 회장 5,000달러, 수석부회장 3,000달러) 때문에 좋은 분들이 봉사하지 못하게 되는 현 제도를 극복할 방안이 앞으로는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해 동안 목사회는 회원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가운데 사랑의 띠로 묶이도록 볼링대회, 탁구대회, 족구대회 등 다양한 체육행사를 잇따라 준비할 계획이다. 현직에서 은퇴한 원로목사들을 섬기는 위로행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3.1절 기념예배 및 음악회 등 성공적인 행사는 그대로 계승할 예정인데, 내년에는 피종진 목사를 강사로 2월28일(주일)에 열린다. 여름에는 6.25 기념 추모예배를 드린다. 이같이 사회적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교회가 세상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자각과 한인 이민사회가 교회를 구심점으로 삼아 태동됐고 지금도 한인의 절반 이상이 기독교인이라는 현실 때문이다.

일일식당을 통해 벌였던 장학사업은 ‘한국의 날 축제’에서 부스를 임대해 음식을 팔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커뮤니티의 잔치에 동참해 함께 즐기면서 봉사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유익하다는 판단에서다.

목사들만을 위한 목사회가 되어서는 곤란하기에, 커뮤니티를 위한 사업도 전개한다. 사실혼 관계지만 웨딩마치를 올리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부부들을 위한 무료 결혼식 개최가 그것이다.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 부부의 이혼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커플의 합동결혼식이 아닌 개인 결혼식으로 토요일과 주일 이틀에 걸쳐서 행사를 마련하면 한 번의 준비로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엄 회장은 기대한다. 이 행사는 목사회 단독으로 하지 않고 한인회 등 사회단체들과 공동으로 실시하면서 웨딩관련 업체들의 후원을 요청할 생각이다.

내년 4월13일 한국에서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 국적을 보유한 한인들의 유권자 등록 및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한다. 이 일을 담당할 ‘제20대 총선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 참여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엄 회장은 “우리의 권익을 찾기 위해 교회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49대 남가주한인목사회 이취임 예배를 마친 신구임역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49대 남가주한인목사회 이취임 예배를 마친 신구임역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목사회는 단체의 질적인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첫 임역원 회의에서 새로운 내규를 통과시켰다. 엄 회장의 임기 동안 한시적으로 유효한 이 내규는 회의 중 혈기를 부리거나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표출해 타인의 인격을 훼손할 경우 무조건 정회하고 당사자에게는 경고를 주는 것이 골자. 삼진 아웃제 조항이 포함돼 동일인이 같은 잘못을 3회 반복할 경우에는 직책에 관계없이 사임시킨다.

이번 회기 동안 여러 차례 목회자 세미나도 마련한다. 성경이나 신학에 관한 내용보다는 사회자가 잘 몰라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는 회의 진행법이나 목회자 윤리 등에 대한 실제적인 내용을 다루게 된다. 또 어느 단체나 마찬가지지만 재정적인 투명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월 월례회 때마다 정확한 재정보고를 한다는 계획이다.

“사역에 어려움을 겪거나 병약한 목사님들이 적지 않다. 많은 분들이 힐링이 필요하다. 그분들을 찾아가는 목사회를 만들겠다”는 그는 “한국 대형교회 목사들의 비리가 뉴스를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기독교의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 언론들도 잘못하는 일부보다는 잘하는 다수에 대해 많이 보도해 달라. 한인 대형교회들이 목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엄 회장은 서울기독대학교와 SFTS를 거쳐 어바인 인터내셔널대학교 대학원(현 호프 인터내셔널대학교 대학원)에서 M.Div.를, 페이스신학대학원에서 Ph.D.를 각각 받았으며, 한국에서 20년 목회하고 1998년 도미한 이래 줄곧 LA 한인타운에서 출석교인 100명 규모 윌셔크리스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의 교인들이 받은 달란트를 활용해 섬기며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이 교회는 성경의 본질로 돌아가는 한편 개교회의 자율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가운데 연합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제자회)에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