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배후에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는 잘못된 교리와 율법의 적용, 역사적·정치적 폐해, 그리고 사상과 이념의 혼란 등이 있다. ... 결국 IS는 이슬람의 역사적 내러티브 속에 배태되고 발달한 여러 종파와 정치 운동과 종교 사상이 결부된 결과이고, 이러한 이슬람 조직들이 폭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과 이슬람 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의 23번째 저서인 <이슬람과 IS>에서 현대 무슬림의 정체성과 이슬람의 철학·사상, 이슬람과 기독교의 교리 비교 등을 통해 이슬람 세계를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IS(이슬람국가, 다에시)'의 성격에 대해 진술하고 있다.
저자는 "IS는 이슬람 교리와 율법, 사상의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지하드를 하는 살라피(무함마드와 그의 제자들과 이들의 제자들이 이해한 대로 꾸란과 순나에서 이슬람의 교리와 이슬람 방식을 따르는 사람들)는 무장 이슬람주의 단체들의 교리이고, 현대 정치적 이슬람으로 알려진 집단들 중 하나가 '지하드를 하는 살라피'"라고 밝혔다.
저자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 학자들의 말을 재해석해 인용하고, IS의 리더는 지하드 개념을 도입한 초강경 극단 성향을 갖고 있으며, 리더 그룹의 조직원들끼리 밀착된 세포조직을 갖고 있어 내부 분열을 차단한다. 이러한 IS의 정치적 이념과 사상에 이끌린 서구의 무슬림들과, 전사들을 접대하기 위한 서구 여성들이 참전하고 있다.
이처럼 IS는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종교와 통합시키는 데 성공해, 많은 무슬림들이 그 이념에 동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IS의 최고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 대다수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군대와 보안군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다.
아랍 여러 무슬림 국가와 학자들은 IS를 '이슬람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지만, 일부에서는 IS가 이슬람 역사 속에서 폭력을 저질러 왔던 조직들과 여러 측면에서 비슷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IS가 '검은 깃발'을 들고 나온 것은 종말론과 관계가 있고, 종말론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표적인 도구이다.
이슬람을 '좋은 모습'으로 소개하고 싶은 무슬림들은 IS가 이슬람과 무관하다고 하고, IS를 객관적으로 분석·연구하는 무슬림들은 이를 이슬람의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가진 조직으로 보는 것이다. 국내에서 무슬림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 라고 외치는 소위 '이슬람 전문가'들은 전자에 속한다.
더구나 IS는 유럽에서도 테러를 저지르지만, 무슬림들도 살상하고 있다. 일부에서 IS 창궐의 근본 원인을 서구 강대국들의 이중적 중동정책으로 제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만 봐도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미국'을 원인으로 보는 것은 아랍 무슬림들의 입장이자 IS가 내세우는 명분이다.
그렇다면 IS 격퇴 또는 변화 방안은 있을까. 지금처럼 공습이나 군사 작전도 필요하지만, IS는 이슬람 교리의 부패로 생겨난 조직이므로, 그들이 잘못 해석하고 적용한 꾸란과 하디스 구절들을 무슬림들이 다 살펴서 고쳐 줘야 한다. 이는 무슬림 다음 세대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가능한 일이겠으나, 테러는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