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농사·어업으로 삶의 지혜 터득
연습장 손님이자 목사 소개로 아내 만남
교회와 성도들에게 생전 느낀 '정다움'
경기 중 하얀 분필 선으로 보여준 '기적'
10년간의 '담금질'에 처절한 회개 기도 

프로골퍼 최경주 장로(54)가 지난 20일 2024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했다. 그는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함께 골프선수의 꿈을 키워간 일,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신앙을 키워가며 '필드의 전도자'를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고백했다.   

최 장로는 최근 한국인 최초 시니어 메이저 골프 대회 우승하는 등 '제2의 전성기'라 할 만큼 화려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최대 메이저 대회로 불리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였던 그가 10여년 만에 다시 필드에서 보란듯이 활약할 수 있게 된 근간은 '신앙'이라고 고백한다.  

전남 완도 출신의 최 장로는 시골에서 자라, 거친 농사일과 바다일로 다부진 체력과 타고난 운동신경을 지녔다. 한때 육상 선수를 꿈꿨고, 역도에 도전한 적도 있다. '골프'에 '골' 자도 모르던 그가 17살 우연한 계기로 골프에 큰 매력을 느껴 발을 들였고, 재치있는 입담과 일취월장하는 실력으로 골프 연습장 손님에게 맞춤 코칭을 해 주며 필드에 나가기 위한 여비를 벌었다. 그리고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와 담판을 짓는 '깡다구'로 골프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는 "삶의 터전에서 많은 것을 몸소 배우고 지혜를 터득한 것이 다 좋은 경험이 되고 도움이 됐다"면서, "모내기 할 때 일자로 잘 해야 한다. 한번 비뚤어지면 계속 비뚤어진다. 또 고기를 많이 잡는 요령이 있다. 고기는 절대 후진 없이 한쪽 방향으로만 간다. 이것을 활용해서 간격마다 장비를 놓는데 이 간격이 정확해야 고기 잡을 때 힘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연습장 손님의 소개로 기독교인 아내를 만나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교회에서 이전에 경험하고 자란 환경과는 전혀 다른 정(情)을 경험했다고 한다. 신혼 때는 대만으로 시합을 나갔는데 자신의 발가락 잡고 기도해 주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마음의 문이 많이 열렸다고 한다. 그는 "내가 자유분방한 편인데 신앙적으로 또 말씀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줘서 지금 여기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999년 처음 일본 골프투어에 참여했을 때, 그는 경기 마지막 퍼트에서 손으로 모자를 누르고 속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눈을 뜨니 하얀 분필로 그어진 선 하나가 보였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하나님이 자신에게 보여준 '첫번째 기적'이었다고 간증했다. 그렇게 1999년 일본 골프투어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미국 PGA 투어에서 한국으로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큐스쿨'이 있었다. 그때 그는 마지막 홀에서 너무 떨려서 기도를 했다. '하나님, 이것 못 넣으면 한국 돌아가야 합니다.' 호미로 그어준 듯이 선이 보였다. 이게 그에게 '두 번째 기적'이다. 2011년에는 세계적으로 제5의 메이저 대회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그 때 이후 10년 간 '담금질'을 하던 때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 교만이 하늘을 찔렀다. 하나님을 떠났으니 영적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내게 '뻘수저'같은 지독함, '내가 했다'는 교만함이 있었다. 10년의 세월 간 담금질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스스로 수많은 자책이 있었다. 하나님께 죄송하여 눈물로 회개했다"면서, "로마서 8장 6절에 육의 사람은 사망이고, 영의 사람을 생명이라고 하는데 하나님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하셨다. 하나님과 가족에게 미안했다. 인간이라 그저 좋은 것 주면 잊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때 난생 처음으로 회개의 기도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후에 2021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 PGA 챔피언스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최근에 제주에서 열린 SKT 오픈 KPGA투어챔피언십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했다. 그는 한국 남자골퍼 선구자로서 이제는 시니어 골퍼의 커리어를 개척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골프 꿈나무와 후배들을 위해 조언했다. 그는 "우리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내 주변에 좋은 분들이 너무 많았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슈페리어(김귀열 회장이자 장로) 소속으로 많은 기도를 받는다"면서,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기로 선포했다. 필드의 전도자로 살겠다. 모든 일에 즉시 행하는 삶을 살아가겠다. 인내하고 참으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온다. 하나님 말씀에 거하는 삶. 많은 후배 선수들도 이러한 마음가짐과 도전을 잃지 않고 간다면 세상에 빛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맺었다. 

한편 그가 골프와 사랑에 빠지게 된 첫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17살에 선생님과 후보생들과 함께 처음으로 골프 연습장에 갔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골프채 하나씩을 쥐어주면서 '우리가 여기에 6천개 공을 모두 주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골프공을 쳐서 누구라도 망을 넘기면 그 공 줍는 일에서 열외'라고 했다. 아마 선생님은 그 누구도 넘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신 것 같았다"면서, "앞에 친구들이 다 허탕을 치고 내 차례가 됐다. 나는 이 골프채 잡는 게 난생 처음이고 채 잡는 법도 배우지 않았지만 야구 배트를 치는 느낌으로 딱 쳤는데, 그 공이 하늘을 향해서 날아가고 망을 넘는 모습이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있다. 그때 그 한 샷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