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 창립 25주년 기념대회 개최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 창립 25주년 기념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이하 사형폐지연합) 창립 25주년 기념대회(대회장 김삼환 목사)가 13일 오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1부 예배와 2부 기념대회, 3부 사싱 및 리셉션, 4부 공연 순서로 진행됐다. 예배는 김성기 목사(준비위원장, 전국교정교역자협의회 대표회장)의 인도, 예영수 목사(전 한신대학원장)의 기도,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의 설교, 김태규 목사(공동회장)의 축도로 드렸다.

김삼환 목사는 "기독교는 율법과 정죄, 죽음이 아니라 복음과 용서, 생명의 종교"라며 "사람의 심판과 처벌이 이 땅을 정의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사랑과 공의가 이 땅을 새롭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주님의 복음으로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의 은혜를 입었다면, 우리는 또한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고 그들을 의와 생명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면서 "심판과 정죄, 죽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자비와 긍휼,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존재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사람을 죽일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또한 어느 누구도 사람의 생명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우리는 죄에 빠진 사람을 주님의 사랑으로 대하고, 생명의 길로 인도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2부 기념대회는 정호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사회, 김삼환 목사의 개회선언, 문장식 목사(본부장)의 환영사, 국민의례, 내빈소개, 연혁보고, 이희호 장로·유인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축사, 정대철 고문·김영주 목사(NCCK 총무)의 격려사, 비전선포식으로 진행됐다.

▲김삼환 목사(오른쪽)가 유재건 전 국회의원에게 공로패를 전달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특히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지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어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라며 "사형폐지연합이 지난 25년 동안 쉼없이 기도하고 노력해 이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여사는 이어 "생명은 인간이 함부로 거둘 수 없는 천부인권이다. 설령 법의 이름일지라도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라며 "사형은 속죄와 개과천선의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정치적 의도에서 사형제도를 악용할 수도 있다. 아직 사형제가 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매우 유감이다. 하루속히 국회에서 사형제 폐지 법률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영주 총무는 "여러분들의 노력과 수고, 헌신의 결과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가가 된 것"이라며 "이제 법률적으로도 사형이 금지됐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문화를 죽임의 문화에서 생명과 살림의 문화로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해 달라"고 격려했다.

이후 김삼환 목사가 유재건 전 국회의원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제15대 국회에서 95명의 의원에게 사형폐지 특별법안 서명을 받아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비전선언문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를 통해 △생명의 존엄을 무엇보다 중시함으로 사형폐지 특별법안이 통과되어 화합과 용서의 민족공동체를 구현하고 △생명 찬탈 대신 종신형으로 대체해 범죄인에게 내면의 속죄와 변화의 기회를 주기를 염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