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한 교회에서 두 목사가 서로 칼부림을 해 피차 중상을 입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한국시간) 서울 금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금천구 독산동 A 교회에 중랑구 소재 B 교회 담임인 황모(68) 목사가 흉기를 들고 찾아가 이 교회 담임 박모(47) 목사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고, 박 목사는 황 목사의 흉기를 빼앗아 반격을 가해 서로 중상을 입혔다.
수차례 칼부림이 오간 탓에 두 사람 모두 가슴과 복부 등 여러 군데 상처를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입원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서로 다른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황 목사는 이날 교회를 찾아와 박 목사와 함께 교회 사무실에 들어갔으며, 커피를 준비하던 박씨의 가슴과 팔 등을 흉기로 갑자기 수차례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관계자는 SBS에 "박 목사는 누워서 칼을 붙잡고 있었고, 황씨는 위에서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 목사는 미리 준비해간 회칼로 이 같이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박 목사는 원래 황 목사의 최측근으로, 지난 2011년 모 교단 총무 출마 시 금품제공 의혹을 받았던 황 목사의 비리를 최근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황 목사는 총무직을 잃게 됐고, 박 목사가 자신의 비리를 제보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교단측에서는 "박 목사와 황 목사는 이미 총회를 탈퇴한 바 있다"면서 "다만 전말을 파악해 총회가 취할 수 있는 응당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에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경찰은 두 사람 상태가 안정된 후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황 목사 측은 단지 겁을 주기 위해 흉기를 준비해갔는데, 박 목사가 흉기를 빼앗아 먼저 찔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