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북한 나진에 도착한 이후, 31일 평양으로 들어갔다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60) 목사가 억류 6개월 만인 7월 30일(현지시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임 목사가 북한 전복 음모 등의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임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단어를 사용하는 등 발언 내용에 있어서 북한 측의 위협과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에 국수 공장, 라면 공장 등을 설립해 운영했고 24만 달러 어치의 북한 고아 겨울옷 보내기 운동도 추진해 오며 ‘북한 선교의 대부’로 불리던 임 목사는 이날 “내가 저지른 가장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 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것”이라며 그 동안 북한을 드나들면서 종교국가를 세우려고 했으며 캐나다, 미국, 일본, 브라질, 한국 등 교회에서 ‘사역보고’를 하면서 북한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구체적으로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에 대해 ‘공포 정치,’ ‘악의 집단’이라고 험담하는 등 미국과 남조선 당국자들이 줴쳐대는(지껄이는) 것을 그대로 되받아 넘기면서 ‘북은 이제 얼마 못 가고 망한다, 지금 마지막 순간’이라고 망언을 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 사업을 위해 나진을 방문한 뒤 북한의 고위급 관리가 상의할 내용이 있다며 31일 평양으로 불러들이자 들어갔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된 뒤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은 그는 자신이 2월 2일 평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평양으로 간 이유에 대해 “경제협력 사업과 지원의 명목으로 평양에 손을 뻗쳐보려고 평양시에 비법적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자신이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한 실무면담을 위해 나선에 입국했으며, 에볼라 바이러스 방역 비상조치를 어기고 2월 2일 평양에 들어갔다가 2일 밤 북한 기관 단속에 걸린 뒤 3일부터 21일 동안 격리됐으며, 2월 24일 범죄혐의에 대한 법적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이 해 온 대북 인도적 지원을 두고서도 “공화국에 대한 이러저러한 지원의 명목으로 각지를 돌아친 것도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 압살정책에 편승하여 북의 체제를 뒤집어엎고 종교국가를 세우기 위한 거점을 꾸리기 위한 데 있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또 그동안 탈북자 지원활동에도 참여해 왔다면서 “1996년 몽골에서 미국 대사를 만나 한 해 500여 명의 탈북자를 도주시키는 문제를 모의했으며, 탈북자 유도책동을 하고 있는 데니스 김이라는 미국 국적의 남조선 사람으로부터 GPS 기재를 받아 조선족 탈북거간국에게 넘겨줬다”고 했다. 큰빛교회가 세운 중국 길림성 도문시 월청진 ‘마패교회’를 탈북 유도 거점지역으로 삼았다고도 말했다.
또 반북 인사들의 명단을 요구하는 북한 측 기자의 질문에 “공화국에 대한 모략적이고 극단적인 설교로 동포사회에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는 교회와 목사들이 한 둘이 아니다”라며 남한 교회와 미국, 브라질 내 한인교회와 목사들의 이름을 열거하기도 했다.
임 목사는 그러면서 “공화국에 대한 허위와 날조, 기만으로 빚어진 설교를 하는 것은 신앙심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정의와 진리, 선의에 대한 부정이고 배반”이라며 “진정으로 종교인으로서의 신앙양심에 충실하다면, 민족의 화합과 통일에 도움이 되는 선한 일을 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마지막으로 “나는 소위 동족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동족이 가장 미워하는 대역죄를 지었다. 다시 한 번 온 민족 앞에 나의 형언할 수 없는 대역죄를 머리 숙여 깊이깊이 사죄한다”면서 북한에서 “미국과 남조선 위정자들, 서방세계의 악선전과 뿌리깊은 반공화국 적대이념으로 하여 볼 수 없었던 참세상, 참다운 진실을 보게 되고 체험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