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이슬람국가(IS)가 이집트 콥트교회 교인 21명을 무참히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한 가운데, 영국 콥트교회 한 사제가 IS를 위해 기도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6일 보도했다.
앙가엘로스(Angaelos) 사제는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용서는 기독교인의 권한이며, 우리가 하는 일이다. 나는 이것이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물론 이것이 때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반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으로서 우리는 반드시 용서해야 한다. 나는 계속해서 억압받는 이들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들 편에 설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상대로 발생한 범죄에 관해서는 한 가지 길밖에 없는데 그것은 용서하는 것이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가질 수 있겠는가? 보복, 적개심, 분노는 답이 아니며 끝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IS는 지난 15일 리비아에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콥트교회 교인들을 단체로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십자가 국가에 보내는 피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5분짜리 영상에서는 '십자가의 사람들, 적대적인 이집트 교회의 신도들'이라는 남성들 21명이 보인다. 이들은 해변 가까이 걸어간 후 모래 위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 칼을 쥐고 복면을 한 남성이 동료 대원들에게 "십자가의 망상을 따르는 이들의 목을 베어라"고 외친다.
이러한 범죄는 전 세계적으로 규탄을 받았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는 정말로 비인간적인 행위"라면서 "영국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몰아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앙가엘로스 사제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하고, 이후 강력한 보복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사제는 성명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공격이 아닌 기도로 응답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전했다. "비록 비논리적이고 이해할 수 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 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하나님의 창조와 생명의 가치가 그들에게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 속에 이 같이 잔인한 행위로 인한 고통의 파괴력이 드러나고 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질들을 물건처럼 교환 및 거래하고 협상하는 등, 인간성을 말살하는 행위들이 그치기를 기도한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이집트의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은 동일하게 경악했다. 두 공동체는 이러한 흉악한 범죄에 함께 맞서 왔다. 단순히 기독교인들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은 아니다. 우리는 무슬림 어부들도 여전히 IS에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미 리비아의 IS를 상대로 공습을 시작했다. 사제는 폭력으로 맞대응하는 것이 평화로운 결말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도전해야 할 때이다. 우리의 접근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과거에 우리가 시도해 왔던 것들은 잘 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공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답이 없다. 그러나 답을 발견하기 위해 계속 일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