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절에 예루살렘을 방문하신 예수님 (요한복음 10:22-39)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다니시니 유대인들이 에워싸고 가로되 당신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을 의혹케 하려나이까 그리스도여든 밝히 말하시오 (요 10:22-24)

(Photo : 기독일보)

2014년 12월 16일 해진 후에 시작되어 24일 해질 때까지 유대인의 절기인 하누카 (수전절)이다. 12월 25일 그리스도인들이 성탄절을 지키기 전, 유대인들은 구약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하누카(hK'nUx]) 절기를 8일간 지킨다. 하누카 기간에 유대인들은 전통적인 하누카 노래를 부르고, 하누키아라는 8개의 촛대에 불을 밝힌다. 또한 하누카 기간에 유대인들은 독일에서 시작된 드레이델 (dreidel) 곧 네모의 각면에 눈(n), 김멜(GE), 헤(h), 쉰(v) 히브리어 네 글자가 쓰인 팽이 놀이를 한다. 이 게임은 마치 우리가 명절을 맞으면 윷놀이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초콜릿으로 만든 게임용 동전, 건과류, 약간의 선물들을 게임에 건다. 그리고 네 글자가 쓰여진 네모진 팽이를 윷 삼아 판 위에 돌린다. 돌린 팽이가 돌다가 쓰러지면 어느 한 글자가 위로 보이는데, 눈(n)이 나오면 꽝, 김멜(GE)이 나오면 모두 갖는다. 헤(h)가 나오면 절반을 갖고, 쉰(v)이 나오면 자신이 갖고 있는 어느 하나를 토해내야 한다. 여기에서 히브리어의 네 글자는 “네스 가돌 하야 샴” 곧 히브리어로 “놀라운 기적이 그곳에서 있었다”라는 문장의 첫 글자를 가리킨다. 

하누카 기간에 유대인들은 특별히 ‘스푸가니야’라는 딸기 잼을 듬뿍 넣은 빵을 먹는다. 이 빵은 마치 우리의 고로께 빵과 모양도 맛도 비슷하다. 회당에서는 민수기 6:22-8:4절까지의 성경을 읽으며 사메아흐 하누카 (하누카를 즐겁게 보내세요)라는 인사말을 건네며 서로 축복하는 겨울의 절기인 하누카는 히브리어로 봉헌하다는 의미의 하나흐 (%nx)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Photo : 기독일보)

유대인들이 즐겁게 지키는 하누카 (hK'nUx]) 절기는 주전 168년 마카비 반란과 관련이 있는데 그 배경을 소개한다. 주전 168년 시리아의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4세 (Antiochus Epiphanes IV)는 예루살렘의 스룹바벨 성전에서 제우스(Zeus) 신에게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 관리와 군사들을 유대 모든 마을로 파송하여 모든 유대인들로 하여금 우상에게 절하고, 돼지 고기를 먹도록 강요하였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팔레스틴에 거주하는 모든 유대인들을 분노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안티오쿠스가 파송한 관리는 예루살렘의 북서쪽 약 40 Km 떨어진 모디인 (Modiin)에도 이르렀다. 모디인에 도착한 관리는 레위 지파 출신인 제사장 마타티아스(Mattathias)로 하여금 이방 제사를 집례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러나 마타티아스는 안티오쿠스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왕이 파송한 관리를 살해하였다. 그리고 마타티아스는 유다 마카비를 포함한 다섯 아들과 함께 마을 주민들을 연합하여 왕이 파견한 부대를 전멸시켰다. 이렇게 마카비 반란은 시작되었다. 안티오쿠스 왕의 파견 부대를 궤멸시킨 유대 반란군은 모디인 인근 야산으로 피신하였고, 마타티아스의 아들 유다 마카비가 이 반란군을 지휘하였다. 유다 마카비는 점차 세력을 얻고 급기야 주전 164 년에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성전을 탈환하는데 성공하였다.

(Photo : 기독일보)

당시 스룹바벨 성전은 안티오쿠스 왕에 의한 이방 제사로 더럽혀졌고, 성전의 기명들은 분실되거나 크게 훼손되었다. 그래서 유다 마카비는 성전을 청결하고 촛대 (Menorah)에 불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러나 성전 청결 후에 성전 안을 밝힐 정결한 감람유 (Olive Oil)가 하루를 밝힐 양 밖에 없었다. 이 부분에서 탈무드의 기록에 따르면, 하루치 감람유는 놀랍게도 팔일 동안 꺼지지 않았고, 정결한 감람유를 준비할 수 있도록 팔일 동안 켜져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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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비서에 기록된 수전절/하누카에 관한 내용이다: 유대인들은 팔일 동안 성전 봉헌(하누카)을 기뻐하였다. 유다와 그의 형제들 그리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을 다시 봉헌한 날을 . . . 해마다 . . . 팔일동안 . . . 지킬 것을 공포하였다 (마카비상 4:56-59).그래서 요세푸스는 수전절을 빛의 절기 (Feast of Lamps)로 묘사하였다. 그리고 해마다 겨울이 되면 유대인들은 하누카 (수전절) 절기를 지킨다. 하누카 (수전절)는 유대 월력으로 키슬레브 (Kislev) 25 일부터 8 일을 지킨다. 곧 지금의 12 월 초에 해당된다.

수전절은 성전을 꼭 방문하는 절기는 아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수전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셨다: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다니시니 (요 10:22-23). 요한복음 10:22 절의 수전절에 예루살렘을 방문하기 3 개월 전인 초막절에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방문하셨다. 그 초막절 때부터 수전절까지의 사건들이 요한복음과 누가복음에 자세히 기록하였다.

초막절 때의 기록인 요한복음 7:10-10:21 절과 수전절 때의 사건인 요한복음 10:22-39 절 사이에는 약 3 개월 간의 시차가 있다. 바로 이 3 개월 동안 예수님은 유다 지방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누가복음 10:1-13:21 절에 기록되었다.

요 10:22-39 수전절을 맞아 예루살렘을 방문하신 예수님은 언제나 그러셨던 것처럼 성전 안 솔로몬 행각으로 가셨다. 솔로몬 행각 (Solomon’s colonnade)은 솔로몬 성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헤롯 성전의 동쪽에 위치한 열주들이 위치한 주랑을 가리킨다. 솔로몬 행각에서는 주로 모임과 교육이 이루어졌다(요 10:24, 행 3:11, 5:12; 눅 2:46, 요 7:14 참고).

(Photo : 기독일보)

초막절부터 수전절까지는 약 3 개월의 간격이 있지만, 여전히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메시아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었다. 초막절 때에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고 따르는 많은 무리들이 예루살렘에 있었다: 무리 중에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고 말하되 그리스도께서 오실지라도 그 행하실 표적이 이 사람의 행한 것보다 더 많으랴? (요 7:31). 그러나 믿는 무리들과는 다르게 종교 지도자들인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 사람들을 파송하였다 (요 7:32). 초막절 때의 이런 갈등은 수전절에도 계속되었다: 당신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을 의혹케 하려나이까 그리스도여든 밝히 말하시오. . . 유대인들은 다시 돌을 들어 치려 하였다 (요 10:24-31).

예수님은 자신에 대한 메시아 의혹을 갖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내 말을 믿지 아니하는 도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저희를 알고 저희는 나를 따르니라. 내가 저희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치 아니할 것이요 또 저희를 내 손에서 빼앗을 자도 없느니라.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 . . 만일 내가 내 아버지의 일을 행하지 아니하거든 나를 믿지 말라. 그러나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은 믿으라.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을 깨달으리라 (요 10:26-38).

(Photo : 기독일보)

이 일이 있은 후 예수님은 저희를 떠나 요단강 동쪽 요한이 처음 세례 주던 곳으로 가 거기 거하셨다(요 10:40). 수전절 곧 겨울의 절기를 예루살렘에서 맞으신 예수님은 이후 예루살렘을 떠나 유대광야를 통과하여 요단강 건너편으로 가 그곳에 머물러 계셨다. 유대인들에게 전통 (tradition)을 제하고 나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없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전통에 대하여 마가복음 7:1-23 절에서 잘 말씀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