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교포사회의 큰 화제는 이한탁 씨의 사건이다. 딸을 살해하고 방화했다는 누명을 쓰고 25년 간 긴 세월을 감옥에서 살다 누명을 벗고 풀려나와 하는 말이 "인생을 산 것인지 지옥에 갔다 온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너무 억울한 일이다.
얼마 전에는 위스콘신 주의 한 마을에 비상이 걸렸다. 낳은 지 얼마 안된 아기가 쓰레기 통에서 발견되었다. 범인을 잡고 보니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다. 경찰 조사에서 그 동네 건달인 제임스에게 강간을 당해 임신되었고 낳은 아이를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제임스는 완강히 부인했지만 그는 4년이나 감옥살이를 한 전과자였기에 그의 항변은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감옥으로 보내졌다.
세월이 흘러 이 여학생은 학교를 졸업했고, 그 사건은 잊혀졌다. 그런데 7년이 지난 후 이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즉 7년 전 강간을 한 범인이 제임스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강간을 당했다던 여자가 양심 고백을 했다. 7년 전에 사촌 오빠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갖다 버렸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자 동내 건달인 제임스를 희생양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결국 제임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7년 간 감옥에서 썩은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 포도원 주인인 나봇.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그의 포도원이 궁전 옆에 있었는데 그 땅을 욕심내는 왕이 자기에게 팔라고 간청했지만 종교적 문제로 거절했다. 왕 부부는 음모를 꾸몄다. 나봇은 반역자다, 감히 하나님과 왕을 욕하고 다니는 범죄자니 죽여야 한다. 그래서 돈으로 매수한 증인 두 사람을 세우고 처참하게 죽였다. 그리고 왕은 원했던 포도원을 웃으며 차지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미스터 홍은 학교의 주차장에서 차를 두 차 사이에 잘 주차하고 들어가 강의를 듣는데 방송에서 홍 씨의 차 번호를 대며 차 있는 곳으로 빨리 나오라는 소리를 들었다. 자기 차 옆에 빨간 차가 있고 학교직원이 서 있었다. 이 차를 홍 씨가 주차하며 건드렸느냐 물어서 아니라고 하자 직원이 증인을 불렀다. 두 백인 남자가 나타나서 홍 씨 차가 주차할 때 뒤로 한 번 나갔다가 다시 앞으로 들어오면서 옆차를 치는 것을 보았단다. 홍 씨는 잘못 봤다고 항변했으나 해결할 방법이 없었고, 직원과 차주인은 경찰과 보험회사에 연락하자는 것이다.
홍 씨는 울고 싶었다. 잘못된 증인으로 인해 홍 씨는 불리하게 되었다. 더욱이 얼마 전에 대형 교통 사고가 났었기 때문에 보험회사와 DMV가 다 알고 있는데 또 추가로 남의 차를 쳤다고 하면 면허증을 빼앗길 수도 있고 또 보험이 취소되거나 보험료가 왕창 올라갈 것이 뻔하다. 살 길은 빨간 차 주인이 요구하는 대로 현금으로 흥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누명은 오해에서 올 수도 있고 또 사람을 죽이기 위한 음모일 수도 있다. 설사 누명을 입었다 할지라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 숙제가 된다. 누명을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