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과 5일 오후 7시 충현선교교회에서는 극단 문화행동 아트리의 창작극 뮤지컬<루카스> 공연이 열렸다. 2001년 캐나다 토론토 '데이브레이크(Daybreak)' 공동체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2006년 첫 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300회를 이상 공연했다.

문화행동 아트리의 창작 뮤지컬 <루카스>의 공연 모습
(Photo : 충현선교교회) 문화행동 아트리의 창작 뮤지컬 <루카스>의 공연 모습

이 뮤지컬은 예수회 사제 헨리 나우웬 신부가 발달장애인을 섬긴 마지막 사역지 데이브레이크를 연변과기대 정진호 교수가 방문한 일을 계기로 창작됐다. 여러 어려움을 겪고 낙담한 상태였던 그는 KOSTA 강사로 토론토에 잠시 머물던 중 우연히 이 공동체를 방문해 루카스라는 이름의 아이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듣게 된다.

정신연령이 7-8세 수준인 발달장애인 공동체의 한 부부에게 세번째 아이가 찾아오게 된다. 이미 두 명의 아이는 유산됐고, 세번째 아이 마저 태어난 후 15분 밖에 살 수 없는 심각한 장애를 지녀 유산을 권고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 부부는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기도했으며, 아이는 17일 동안 살 수 있게 된다.

정진호 교수는 이 이야기 속의 아버지의 한 마디, "나 같은 사람을 아버지가 되게 해 줘서 고마워"에 담긴 하나님의 음성을 발견하게 된다. "난 내가 너의 아버지가 된 것으로 충분해."

한 순간도 지루할 새 없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루카스>는 파혼과 실직 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현우가 부르는 "예기치 못한 운명", 휴양지로 잘못 알고 데이브레이크를 찾아온 현우에게 이 공동체를 돌보는 수잔이 불러 주는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찬가지", 장애자지만 서로를 따스하게 보듬는 앤디와 줄리 부부의 모습을 본 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부르는 현우의 노래 "사랑할 자신도, 사랑받은 자신도 없어", 아들 루카스의 이름 조차 쓸 줄 모르는 앤디, 알파벳 조차 모르는 장애인들을 보며 부르는 현우의 노래 "하나님은 잔인하거나 무능" 등 다양한 곡을 통해 관객을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태운다.

휴양지로 착각하고 데이브레이크를 찾았으나 자신의 기대와 전혀 다른 곳임을 알게된 현우가 하루 빨리 그곳을 떠나려는 모습 속에서, 자신 조차 돌보지 못하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려는 발달장애인 부부를 향해 잔인한 말을 퍼붓는 모습 속에서, 아들의 이름 조차 쓰지 못하는 앤디와 자신의 비참한 상황에 비관하며 하나님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현우의 외침 속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타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잃은 채 돈, 능력,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적 가치 기준만 쫓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폭로됐다.

한편, 뒤틀리고 일그러진 모습을 한 간호사들로부터 유산하라고 협박을 받는 끔찍한 꿈을 꾼 앤디가 가쁜 숨을 내쉬고 마음을 추스린 후 아이를 낳겠다고 마음을 굳히는 장면, 탯줄을 자른 후 15분 밖에 버틸 수 없는 장애를 지닌 루카스를 위해 텅 빈 무대 위 홀로 무릎을 꿇고 "하나님, 한번도 조른 적 없죠. 조금 더 시간을 주실 수 없나요?"라고 기도하는 앤디, 루카스가 태어난 후 매일 연습해 출생 증명성에 'LUCAS'를 직접 적어 넣는 장면, 루카스에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며 "모든 사람들의 영혼에는 보이지 않는 실이 있어"라고 노래하는 앤디의 모든 살아 있는 것을 향한 '생명을 생명 그 자체로 보는' 따뜻하고 맑은 시선 속에서, 남을 돌볼 여유 조차 사치가 돼버린 치열한 삶 속에서 잊혀졌던 순수, 그리고 하나님의 영혼을 향한 조건없는 사랑이 되살아난다.

단 몇 분, 단 며칠 밖에 머물 수 없는 심각한 장애를 지닌 루카스를 앤디가 간절히 보듬듯, 하나님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 그것이 이 뮤지컬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다.

<루카스>는 2002년 <더 플레이>로 뮤지컬 극본상을 수상한 김수경이 극본을 썼고 뮤지컬 <캣츠>, <명성황후>, <미녀와 야수>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박계환이 안무 및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추노> 의 임재범 곡 '낙인' 을 작곡한 작곡가 김종천이 음악을 담당했다.

"우리에게 문화(文化)란 하나님의 말씀(文)이 나에게 실제 생명이 되는 것(化)만을 의미"한다고 선언하는 극단 문화행동 아트리(Artree)는 2006년 처녀작 <루카스>를 비롯해 매년 <버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의> 등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창작 뮤지컬을 발표하며 문화선교를 통해 복음전파에 동참하고 있다. 또 11월 1일 부터 11일까지 '111프로젝트'란 제목의 전도축제를 열어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연에 이어 4월 11일(금) 오후 7시, 12일(토) 오후 6시 얼바인 온누리교회(17200 Jamboree Rd. Irvine, 949-261-9100), 20일(일) 오후 6시 30분 샌호제 임마누엘장로교회(4435 Fortran Dr. San Jose,408-263-5100)에서도 공연을 갖는다.

문화행동 아트리 :http://www.gospelartr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