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고향>, <낮은 데로 임하소서>, <바보선언> 등 화제작들을 연출한, 1980년대 최고의 감독 이장호가 1995년 <천재 선언> 이후 19년 만에 신작 <시선>으로 돌아왔다. <시선>은 오는 4월 17일 개봉한다.
영화 <시선>이 한국영화계에서 갖는 의미는 깊다. 영화계를 떠나 오랜 시간 신앙을 회복하며 성실한 종교인으로서 생활해 온 이장호 감독이 내놓은 신작 <시선> 속에는, 노장 감독의 진심이 담겨 있다. 또한 오랜 침묵을 깨고 대중의 곁으로 돌아온 이장호 감독은, <시선> 개봉과 더불어 40년 영화 인생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서적 [이장호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를 출간하며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해외여행 중 피랍된 9인의 한국인, 생사의 기로에 선 그들의 갈등과 충격을 생생하게 그려낸 영화 <시선>은, 사건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는 감독의 연출력과 연기 인생 32년 관록의 연기파 배우 오광록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982년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데뷔한 배우 오광록은 그간 다양한 작품 속에서 노숙자부터 무속인까지 연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해 왔다. 그런 그가 거장 이장호 감독을 만나 세속적인 통역 선교사 '조요한'이라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해 냈다.
영화 <시선>은 뜨거운 무더위 속에 캄보디아 올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생생하고 긴박했던 피랍의 현장을 구현하기도 했다.
한편 1974년 사전 시나리오 검열과 완성 후 필름 검열이라는 이중 검열체제와 엄격한 통제가 만연했던 사회 속에서, 이장호 감독은 <별들의 고향>이라는 작품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故 최인호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별들의 고향>은 청년들의 막연한 패배감과 좌절감을 굴절적으로 표현한 '청년영화'의 신호탄이 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별들의 고향>은 냉혹한 도시의 현실 속에서 사랑하는 남자들을 하나씩 떠나보내야 했던 여성의 짧은 인생을 그렸다. '호스티스 영화'와 '청년 영화'라는 새로운 조류를 탄생시킨 영화 <별들의 고향>은, 그해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장호 감독에게 '신인 감독상'을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