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보수 정통 유대교인들인 하레딤(Haredim)에 대한 군복무 면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고 있다. 최근 예루살렘에서는 정부가 18세 이상의 정통 유대교인들에게도 군복무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하레딤 지도자들이 성인 남성과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들까지 시위에 가세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시위대는 최소 25만 명에서 최대 40만 명까지를 육박했다.
법안이 통과될 시 이스라엘에서는 건국 이래로 면제되어 온 이들에 대한 군복무 면제가 사라지게 된다. 법안은 향후 몇 주 내로 투표에 부쳐질 전망이다.
시위대는 "하나님이 법안의 통과를 막아주시기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발표하고, "거룩한 성서를 공부하는 것은 유대교인들의 삶의 본질이며 군복무는 이 같은 전통을 유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동참한 18세의 모르드카이는 "우리의 연합을 보여주기 원하고 (정부가) 우리에게 강제하고자 하는 이 나쁜 일을 막기 원한다"고 말했다. 19세의 모리스 역시 "정부는 우리가 필요해서 군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다. 이는 권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정통 유대교 커뮤니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나라 안의 다른 세력들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를 군으로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의회는 최근 수개월간 이 법안의 통과를 추진해 왔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군복무의 짐은 함께 나누어야 한다"며 서명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편, 히브리대학교 야크만 벤 예후다 교수는 "정통 유대교인들에게 성서를 연구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되는 책임"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이 성서를 공부하기 때문에 이 세상과 유대민족이 구원받는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하레딤은 전체 이스라엘 인구의 10%를 차지하며, 이스라엘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집단이나 대부분의 남성들이 무직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장 가난한 인구 집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