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 버스 폭탄 테러가 이슬람 과격파 무장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특정 종교나 한국인을 겨냥했던 테러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버스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이슬람 과격파 무장조직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성지를 지키는 사람들)가 주장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자신들이 벌인 일이 경제와 관광 산업을 겨냥한 테러임을 밝혔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의 폭탄 테러는 우리가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언론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아랍 언론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이집트 경제와 관광 산업, 군사령관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단 버스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해 이성한 경철청장은 이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일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 테러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거나 종교적인 문제 때문에 저질러진 것이라기보다는 임시 정부 측에 반감을 품은 세력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연계한 무장단체인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시나이 반도를 근거지로 한다. 가디언은 알마크디스의 조직원이 700∼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으며 이집트 중앙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는 시나이 반도 베두인족 외에도 아랍 국가 출신의 외국 국적자 등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이반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이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은 오랫동안 이집트를 독재해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치안 공백을 틈타 2011년부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단체는 애초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공격으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무하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에는 이집트군과 경찰을 공격했다.
무르시 축출 이후에는 시나이 반도뿐 아니라 이집트 중심부로까지 진출했으며 최근 이집트에서 정부 요인이나 군경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거의 모든 테러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아라비야 뉴스가 전했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지난 2012년 7월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파이프라인 폭발 사건으로 처음 주목받았다.
이 단체는 같은 해 8월 시나이반도에서 이스라엘 남부의 에리아트 리조트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이스라엘 국경 순찰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의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그의 지지자에 대한 탄압을 시행한 뒤부터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군과 경찰에 대한 공격에 집중했다.
한편, 이날 발생한 테러로 성지순례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 한국인 가이드 2명 등 모두 3명이 사망했으며 14명이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