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 신동혁씨가 지난 12월 17일 데니스 로드맨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했다.
북한 평안남도 개천의 완전통제구역 '제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2005년에 극적으로 탈출한 신동혁씨는 편지에서 내년 1월 은퇴한 미국 NBA 프로농구 선수들과 시범 경기를 할 북한 농구팀을 훈련시키기 위해 방북하는 데니스 로드맨에게 "김정은이 그의 국민들의 아픔과 울분을 돌아보았으면 하는 겁니다. 당신의 그 우정을 이용해 그를 어디 한번 설득시켜보지 않으렵니까. 수용소는 폐지시키고 경제도 살려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먹을 것 정도는 감당케 할 수 있도록 해봐라하고 말입니다."라며, "어떤 독재정권도 영원치 못합니다. 자유가 북한에 들이닥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런 훗날을 기약하며, 그저 제 바램은, 로드맨씨가 그런 변화에 기여한 인물이 되어 있는 거랄까요. 로드맨씨가 독재자와의 친분을 십분 활용하여 북한 주민들에게도 친구가 되어주실 수 있기를 소망하는 바 입니다."라고 당부했다.
아래는 공개편지 원문과 번역문이다.
How Dennis Rodman can help the North Korean people (By Shin Dong-hyuk)
Shin Dong-hyuk is a human rights activist and the only person born in a North Korean labor camp known to have escaped to the West.
Dear Mr. Rodman:
I have never met you, and until you visited North Korea in February I had never heard of you. Now, I know very well that you are a famous, retired American basketball player with many tattoos. I also understand that you are returning this week to North Korea to coach basketball and perhaps visit for the third time with the country's dictator, Kim Jong Un, who has become your friend.
I want to tell you about myself. I was born in 1982 in Camp 14, a political prison in the mountains of North Korea. For more than 50 years, Kim Jong Un, his father and his grandfather have used prisons like Camp 14 to punish, starve and work to death people the regime decides are a threat. Prisoners are sent to places like Camp 14 without trial and in secret. A prisoner's "crime" can be his relation by blood to someone the regime believes is a wrongdoer or wrong-thinker. My crime was to be born as the son of a man whose brother fled to South Korea in the 1950s.
You can see satellite pictures of Camp 14 and four other labor camps on your smartphone. At this very moment, people are starving in these camps. Others are being beaten, and someone soon will be publicly executed as a lesson to other prisoners to work hard and obey the rules. I grew up watching these executions, including the hanging of my mother.
On orders of the guards in Camp 14, inmates are forced to marry and create children to be raised by guards to be disposable slaves. Until I escaped in 2005, I was one of those slaves. My body is covered with scars from torture I endured in the camp.
Mr. Rodman, if you want to know more about me, I will send you a book about my life, "Escape From Camp 14." Along with the stories of many other camp survivors, my story helped persuade the United Nations to create a commission of inquiry that is now investigating human rights atrocities in my country. I was "witness number one." In the coming year, the commission's findings may force the U.N. Security Council to decide whether or not to approve a trial in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of the Kim family and other North Korean officials for crimes against humanity.
I happen to be about the same age as your friend Kim Jong Un. But if you ask him about me, he is likely to refer to me as "human scum." That is how his state-controlled press refers to me and all other North Koreans who have risked death by fleeing the country. Your friend probably also will deny that Camp 14 exists, which is the official position of his government. If he does, you can show him pictures of it on your phone.
Mr. Rodman, I cannot presume to tell you to cancel your trip to North Korea. It is your right as an American to travel wherever you wish and to say whatever you want. It is your right to drink fancy wines and enjoy yourself in luxurious parties, as you reportedly did in your previous trips to Pyongyang. But as you have a fun time with the dictator, please try to think about what he and his family have done and continue to do. Just last week, Kim Jong Un ordered the execution of his uncle. Recent satellite pictures show that some of the North's labor camps, including Camp 14, may be expanding. The U.N. Food Program says four out of five North Koreans are hungry. Severe malnutrition has stunted and cognitively impaired hundreds of thousands of children. Young North Korean women fleeing the country in search of food are often sold into human trafficking rings in China and elsewhere.
I am writing to you, Mr. Rodman, because, more than anything else, I want Kim Jong Un to hear the cries of his people. Maybe you could use your friendship and your time together to help him understand that he has the power to close the camps and rebuild the country's economy so everyone can afford to eat.
No dictatorship lasts forever. Freedom will come to North Korea someday. When it does, my wish is that you will have, in some way, helped bring about change. I end this letter in the hope that you can use your friendship with the dictator to be a friend to the North Korean people.
'어떻게 데니스 로드맨씨가 북한주민들을 도울 수 있을런지요.'
'신동혁은 인권운동가로서 탈북인들 중, 북한 정치범노동수용소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일한 존재이며 전세계 25개국 언어로 발간된 책, 'Camp 14(제14호 수용소)'의 실존인물이기도 하다.'
친애하는 로드맨님,
전 한번도 로드맨님을 만난적이 없어요. 지난 2월 북한을 여행하셨을 적 전까지는 당신에 대해 들은 바 전혀 없었답니다. 하지만 이제는 로드맨님을 좀 알지요. 로드맨님은 아주 유명하신 분이죠. 지금은 은퇴한 농구 선수이고, 온 몸에 타투가 좀 많은 미국 사람 이라는 것. 그리고 제가 이해하기론, 로드맨님이 이번주에 농구 코치를 하러 세번째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친구이기도 한 독재자 김정은의 나라, 북한의 독재자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82년도에 북한의 산중에 있는 제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났습니다. 제14호 정치범 수용소는, 벌써 50년이상 존재해왔어요. 김정은과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일가는 제14호 수용소 같은 감옥들을 자신들의 독재정권에 위협이 된다싶은 사람들을 축출해 내어, 죽을 때까지 처벌하고, 굶기고 노동을 시키는 곳으로 사용해왔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제14호 수용소로 보내지는 수감자들은 명분도 재판도 없이 알게 모르게 보내어집니다. 수감자의 "죄목"은 심지어 그의 친척 혈육 중 어떤 사람이 독재정권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믿었다는 것이구요. 저의 죄목은 저를 낳아준 분의 친형제가 1950년대에 남한으로 도망갔다는 것이었습니다.
로드맨씨,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14호 수용소 외 추가적으로 4개의 또 다른 노동수용소를 위성 사진으로 확인해 볼 수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수용소안에서는 수감자들이 굶어 죽가고 있습니다. 구타당하고 있습니다. 수감자들은 다른 수감자들을 복종시켜 노동케 하기위한 공개적 질타와 핍박 도구로 쓰여지기도 합니다. 저는 이러한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며 자랐고, 제 친어머니가 목 매달려 처형되는 것 또한 보아야 했습니다.
제14호 수용소 안의 교도관 규율에 따르면, 수감자들을 강제 결혼시켜 자식들을 생산케 하는데요, 이 아이들은 교도관들이 일회용처럼 쓸 노예로 길러집니다. 제가 2005년도에 이 수용소를 탈출하기까지는, 저는 많은 노예들 중 한명이었습니다. 제 몸 곳곳은 제가 수용소에서 수 많은 고문들을 견뎌낸 상처와 흔적들로 덮여 있답니다.
로드맨님, 당신이 저에 대해 더 알기 원하신다면, 제가 책 하나 보내드리지요. '제14호 수용소로부터의 탈출'이란 책인데, 바로 제가 겪은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증언이지요. 다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들과 함께 제 이야기는 유엔이사회를 설득시켜서 현재 북한에서의 인권유린상황을 조사하는 위원회를 발족케 하기도 했지요. 저는 증인 제1호랍니다. 오는 해에, 이 위원회는 유엔안보이사회에 요청하여 김 일가 및 북한정권 일당을 인권유린범죄행위로 국제 범죄 재판소에 회부하여 재판 받도록 요구하려 합니다.
어쩌다보니, 저는 당신의 친구, 김정은과 동갑이기도 하네요. 로드맨씨가 김정은에게 저에 관하여 물어본다면, 그는 아마 저를 발톱에 때만도 못한 놈, '종갓나 새끼' 라고 말할테지요. 독재자 김정은이 조정하고 있는 북한 언론은 저와 같이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나온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보도를 때리거든요. 당신의 동무, 김정은이가 뭐 나름 대외 공식적인 위치에 있다보니, 끔찍한 제14호 수용소의 존재자체를 부인할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그런다면, 스마트폰 전화기로 위성 사진 한번 보여줘봐요.
로드맨씨, 제가 당신에게 북한여행 길을 중단하라마라 말할 순 없다는 걸 알지요. 미 국민으로써, 당신은 어디든지 원하는데로 여행하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까요. 지난 번 평양 여행 때처럼 아주 값비싼 와인을 음미하며 호화로운 파티를 즐겼던 것도 당신의 권리였구요. 비록 로드맨씨가 김정은 독재자와 아주 재미난 시간을 보낼 지언정, 김정은과 그 일가가 한 일들, 하고 있는 짓들을 한번쯤 돌아봐 주실 수 있다면 좋겠군요. 마침, 김정은이가 지난 주에 자기 삼촌을 처형하라고 지시했더군요. 최근의 위성사진들도 제14호 수용소 및 그외 수용소 시설들이 부쩍 확장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준답니다.
유엔 식량 재단에 따르면 5명중의 4명의 북한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인다고 보고했지요. 심각한 영양결핍은 수천명의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인 발달장애들을 낳게 하였습니다. 젊은 북한 여성들은 하다못해 먹을 것을 구하려 북한을 도망쳐나오지만, 중국과 타 국가로 인신매매로 팔려나가는 수가 태반이예요.
제가 이렇게 서신을 띄우는 것은요, 로드맨씨, 왜냐면, 어떤 것보다도 먼저, 김정은이가 그의 국민들의 아픔과 울분을 돌아보았으면 하는 겁니다. 당신의 그 우정을 이용해 그를 어디 한번 설득시켜보지 않으렵니까. 수용소는 폐지시키고 경제도 살려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먹을 것 정도는 감당케 할 수 있도록 해봐라하고 말입니다.
어떤 독재정권도 영원치 못합니다. 자유가 북한에 들이닥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런 훗날을 기약하며, 그저 제 바램은, 로드맨씨가 그런 변화에 기여한 인물이 되어 있는 거랄까요. 제 염원을 담아 이 서신을 마치려 합니다. 로드맨씨가 독재자와의 친분을 십분 활용하여 북한 주민들에게도 친구가 되어주실 수 있기를 소망하는 바 입니다.
신동혁 드림.
(번역 E.J. Suh)